세월호 모욕하는 ‘일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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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리본 훼손-서명운동을 통행 방해로 신고
특별법에 반감, 비방 글-사진 유포… 유족들 “도 넘는 내용 책임 물을것”

‘노량진역 주변 노란 리본 전부 제거한 인증샷 올린다.’

19일 강경 우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회원 박모 씨는 이런 제목으로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 수십 개가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사진과 함께 “노량진역에서 환승하는 직장인인데 상쾌한 아침마다 죽은 사람 생각나게 해서 기분이 더러웠다”고 적었다.

그는 이날 오전 직접 가위를 들고 서울 동작구 노량진역 앞으로 와 가로수에 묶여 있던 노란 리본 수십 개를 30여 분에 걸쳐 모두 잘라냈다.

일베를 중심으로 한 일부 커뮤니티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두 번 울리는 비뚤어진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 일베 회원은 18일 강원 춘천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현장의 사진을 찍어 “통행에 불편을 유발한다”며 민원을 넣은 사실을 자랑스레 올렸다.

일부 일베 회원은 “유가족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의사자로 지정해 달라’ ‘단원고 학생들에게 대학 특례 입학 혜택을 달라’고 주장하는 건 억지”라며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0일 “항간에 떠도는 대학입학 특례, 의사자 지정은 우리가 낸 법안에 포함돼 있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며 “현재 일베에 올라온 글들의 내용을 꾸준히 파악하고 있다. 도가 넘는다고 판단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세월호 모욕#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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