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불출마’ 염홍철 시장 “가을엔 강의 나가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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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장 임기 2주 남짓 남아… 시장선거 지원없이 직무 전념
책 펴내며 출판기념회도 생략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2일 오전 6시경. 대전시내 곳곳에서는 출근길 시민들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한 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같은 시간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스포츠클럽 헬스장. 염홍철 대전시장(사진)이 땀을 흘리며 러닝머신 위를 달리고 있었다. 예전 선거 때였으면 시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며 안간힘을 쓸 상황에서 이런 여유는 어디에서 나온 걸까. 그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월등하게 1위를 달리던 지난해 8월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포기한 ‘내려놓은 자의 여유’인 셈이다.

당시 염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여러 가지 억측이 나왔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뒤 ‘수렴청정’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대전시장 경선 과정에서 어떠한 움직임도 없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염 시장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정부로부터 임명하는, 또 봉급을 주는 어떠한 직함도 갖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프랑스를 수차례 가봤지만 루브르박물관 한 번 제대로 보지 못했다. 일상으로 돌아가 여행도 하고 글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퇴임에 대비해 작은 오피스텔 하나를 마련 중이다. 1993년 관선 대전시장으로 부임한 이후 중간중간 선거에 떨어져 ‘야인(野人)’이 되기도 했지만 글도 쓰고 지인들도 만날 작은 공간이 필요해서다.

그는 올해 2학기부터 배재대 석좌교수로 초빙돼 강좌를 맡는다. 정치학 박사이자 경남대 교수, 국립 한밭대 총장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인생에 답하다’라는 교양과목을 강의한다.

염 시장은 최근 민선 5기 재임 중 매주 월요일 시민들에게 보낸 ‘염홍철의 아침편지’를 묶은 책도 발간했다. 별도의 출판기념회는 열지 않았다.

염 시장은 “편지를 받는 분들에게 사견을 강요하기보다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자 다짐이며, 인간과 자연과 사물에 대한 자문이기도 하다”고 자평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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