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銀 이번엔 ‘9709억 가짜 확인서’

  • 동아일보

팀장이 부동산업자에 발부… 檢고발
금감원 “잇단 금융사고 종합검사”

KB국민은행의 팀장급 직원이 부동산개발업자에게 9700억여 원 규모의 가짜 확인서를 발급해준 사고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잇따라 사고가 발생한 국민은행에 대해 2분기(4∼6월) 중 전면적인 종합검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자체 조사 결과 서울 A지점 이모 팀장이 올해 2월부터 3월 말까지 부동산개발업자 강모 씨에게 9709억 원 규모의 허위 서류를 발급해준 사실을 확인하고 검찰에 고발했다고 6일 밝혔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 팀장은 예금 입금이나 대출 심사 등과 관련한 내용의 ‘입금 및 지급예정 확인서’ ‘문서발급 및 대출예정 확인서’ 등 6101억 원 규모의 확인서 10건을 가짜로 만들어 부동산개발업자 강 씨에게 전달했다. 또 실제 예금한 사실이 없는데도 예금이 있는 것처럼 꾸며 3600억 원 규모의 예금 입금증 4건과 현금보관증 8건도 발급해줬다. 이 문서들은 이 팀장의 개인 도장과 사인을 이용해 작성됐다.

국민은행 측은 “이 팀장이 강 씨에게 발급해준 확인서는 은행에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황당무계한 양식들로 법적 효력이 없다”며 “현재까지 이와 관련한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당국과 국민은행은 강 씨가 이 팀장으로부터 받은 입금증과 확인서를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사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신뢰받는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아 쇄신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안 돼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직원들도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은행에서 도쿄지점 부당대출,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고 등 대형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금감원은 종합검사를 벌이기로 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검사를 통해 내부통제시스템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문제점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신수정 crystal@donga.com·이상훈 기자
#국민은행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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