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하나님께 잘 말해줄게” 헌금 10억 뜯은 할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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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에게서 12년간 금품갈취 구속

“헌금을 내면 어머니가 천국에 가실 수 있어.”

농사를 짓는 A 씨(49)가 ‘영적인 능력’이 있다고 알려진 이모 씨(73·여)를 만난 건 2001년. 이 씨는 경기 가평과 하남 일대의 기도원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받아 예지력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A 씨는 자신의 상황을 꿰뚫어 보는 이 씨를 전적으로 믿게 됐고 어머니를 위한 헌금을 바치라는 말에 3000만 원을 보냈다.

하지만 이 씨의 요구는 끝이 없었다. A 씨가 헌금을 내기 어렵다고 하자 이 씨는 “사람이 죽는다” “가족과 부모님이 지옥에 간다”는 등의 말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결국 A 씨는 2001년 8월부터 감사헌금, 십일조 등의 명목으로 총 87회에 걸쳐 지난해 7월까지 12년 동안 5억5000만 원을 바쳤다.

이 씨가 피해자들에게 ‘철저한 비밀 유지’를 원칙으로 해 범행은 12년이나 지속됐다. 이 씨는 피해자들로부터 받은 헌금으로 강동구 둔촌동의 6억 원 상당 고급빌라에 거주하면서 따로 11억 원 상당의 주택도 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헌금 명목으로 3명으로부터 1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이 씨를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헌금#헌금 사기#감사헌금 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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