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개혁안 발표]비인기학과 정원감축 ‘제물’ 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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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등 통폐합 이미 진행

교육부의 이번 대학구조 개혁안이 전체적인 대학 구조조정이 아닌 사실상 비인기 학과 통폐합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가 정원 감축 방식에 대해 대학 자율로 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에 각 대학으로서는 취업이 잘되지 않는 비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정원을 줄이거나 학과를 통폐합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학의 학문 탐구 기능은 사라지고 취업학원화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여러 대학에서는 취업률이 낮은 인문사회계열 학과를 축소하거나 통폐합하고, 자연계열 생활과학대학 학과들을 비롯한 비인기 학과 정원도 줄이고 있다.

서울 소재 A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학교로서는 입학 경쟁률과 취업률 등을 고려해 학과별 감축 수를 조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사립대 기획조정처 관계자도 “대학 특성에 맞춰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학과 인원은 덜 줄이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취약한 학과는 인원을 많이 감축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대로 계속해서 학생 수가 줄어들면 앞으로 종합대학으로 남을 대학은 몇 개 안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지방의 한 사립대 교수는 “취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대학의 존재 이유가 오직 취업만은 아니지 않으냐”며 “하지만 이번 구조조정 태풍이 불면 각 대학이 선택할 길은 기초학문 학과, 비인기 학과, 취업률이 떨어지는 학과의 정원 감축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지방 사립대의 한 관계자도 “일부에서는 1주기(2017학년도까지)가 끝날 때면 박근혜 정권이 끝나가는 시점인데 그 뒤로도 교육부가 계속해서 대학 구조조정을 밀어붙이지는 못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며 “1주기 때는 적당히 비인기 학과 정원을 조금 줄이다가 정권이 바뀌는 것을 보고 다시 논의하자는 말도 있다”고 전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비인기학과#대학구조개혁#인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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