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직지심체요절’ 존재 전세계에 알린 故 박병선 박사 소장 옛주화 1650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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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고인쇄박물관에 기증

고 박병선 박사가 청주시고인쇄박물관에 기증한 옛 한중일 주화 모음집. 청주시 제공
고 박병선 박사가 청주시고인쇄박물관에 기증한 옛 한중일 주화 모음집. 청주시 제공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의 존재를 전 세계에 알린 고 박병선 박사(1923∼2011)가 갖고 있던 다량의 옛 주화가 청주시 고인쇄박물관에 기증됐다.

청주시는 20일 이홍기 홍성현언론기금 이사장과 박 박사의 조카 은정희 씨가 15일 청주고인쇄박물관을 찾아 상평통보 등 고주화(古鑄貨) 1650점을 기탁했다고 밝혔다. 이 주화들은 이 이사장이 1980년대 KBS유럽지부 총괄보도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박 박사에게서 받아 보관해 오던 유물이다. 주화 대부분은 고려와 조선 시대 동전이며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던 동전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주화는 앨범 7권에 나눠 보관돼 시기별로 그 특징이 잘 정리돼 있어 한중일 3국의 화폐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이 주화들은 박 박사님의 손때가 묻어 있는 것으로 다른 유품들과 함께 보관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고인쇄박물관에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전문가의 자문과 정리 과정을 거친 뒤 박 박사의 유품 250여 점과 함께 전시 보관하고 연구 자료로도 제공할 계획이다.

박 박사는 1923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진명여고와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1955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6·25전쟁 이후 유학비자를 받은 최초의 여성으로, 소르본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프랑스고등교육원에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7년부터 프랑스 국립도서관 사서로 근무하게 된 박 박사는 이곳에서 직지를 발견하고, 고증작업을 벌여 ‘유네스코 세계 도서의 해’인 1972년 직지가 금속활자로 인쇄됐다는 사실을 국제 학계에 입증해 보였다. 이때부터 그는 ‘직지의 대모(代母)’로 불렸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박병선#옛 주화#청주시#고인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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