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시 확대… 문과도 의예과 지원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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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학년도 입학전형안 확정
논술-면접 폐지 수능만으로 선발… 특목고 수험생-재수생 강세 예상

서울대가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이 치르는 2015학년도 신입생 선발에서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에 대한 문과생의 지원도 허용한다. 서울대가 이들 학과를 문과생에게도 개방한 것은 199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체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또 정시 선발을 늘리고 논술시험은 폐지한다. 수시와 정시의 기회균형선발 전형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사라진다.

○ 정시 늘리고 지역균형선발 강화

서울대(총장 오연천)는 14일 본부 학사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의 2015학년도 신입생 입학전형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문·이과 교차지원 범위를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로 확대해 총 모집정원의 78.8%를 수능 선택 영역에 따른 계열 구분 없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게 허용한다. 입학정원 중 정시모집 비율은 2014학년도보다 7.2%포인트 높아져 전체 3135명 중 771명(24.6%)이 된다.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2617명(82.6%)에서 2364명(75.4%)으로 줄어든다. 서울대 입학처 관계자는 “수시 비율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있어 이번만 정시 비율을 높인 것”이라고 했다.

정시는 2단계 전형이었던 논술 및 면접을 폐지하고 수능 성적으로만 뽑는다. 학생부는 기존과 동일하게 수능 동점자가 나올 때만 쓰인다. 정시 모집군은 나군에서 가군으로 전환한다. 정시 선발기준을 수능 성적으로 간소화하면서 선발 일정과 합격자 발표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수시 전형 중 농어촌지역이나 저소득층 학생 대상 기회균형선발전형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다. 정시 전형에서도 특수교육대상자와 새터민 학생 대상의 기회균형선발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없앤다.

지역균형선발 기준은 강화된다. 현재는 수능 2개 영역에서 2등급 이상을 받으면 되지만, 이번 입학전형안에 따르면 3개 영역에서 2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한국 국적자가 전체의 80%나 돼 국회에서 논란이 됐던 외국인 특별전형도 부모가 모두 외국인인 순수외국인전형과 해외에서 초중고교 12년 과정을 이수한 해외이수자전형으로 나뉜다.

수시모집 면접방식도 간소화돼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면접 문항을 공동 출제하고 교과 관련 문제풀이형 문항은 사라진다. 체육교육학과는 정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2개 영역 이상 4등급으로 올라간다.

○ 수능 점수 높은 재수생에 유리

서강대와 한양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도 서울대와 마찬가지로 정시 인원을 최대 40% 가까이로 조정하고 논술 전형은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정시 인원을 36% 정도로 늘리고 수시 비율은 약 64%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산호 중앙대 입학처장 역시 “정시 비율을 30%에서 40%로 늘리고 수시에서 논술은 좀 줄이는 대신 학생부 전형은 늘리겠다”고 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재수생이 수능 1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대에 육박하고 특목고 수험생 역시 일반고에 비해 수능 점수가 월등하게 높다”며 “정시에서는 특목고와 재수생이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일선 고교에서도 정시 인원이 늘어나는 계획을 반기면서도 일반고 수험생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볼 것을 우려했다. 서울의 한 일반고 진학부장은 “정시에서 수능 성적만으로 대학에 갈 수 있다면 ‘개천에서 용 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정시 인원을 갑자기 늘리면 일반고에는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곽도영 now@donga.com·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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