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금두꺼비 배 열어보니… 속에는 납덩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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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돈짜리 빈속 채워 무게 2배로… 30대, 8개 제작 2000만원 챙겨

김모 씨(30)는 9월 서울 종로의 한 금은방에 들렀다가 우연히 주인으로부터 “요새 금두꺼비 안에 불순물을 넣어 무게를 속이는 애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신기하게 여긴 김 씨는 직접 실험을 해보기로 하고 종로 일대 금은방에서 10돈(37.5g)짜리 금두꺼비 3개를 샀다.

김 씨는 휴대용 가스레인지, 장갑, 납조각, 저울 등을 구입해 서울의 한 모텔방에서 직접 ‘가짜 금두꺼비’를 만드는 데 도전했다. 금두꺼비 속의 비어있는 공간에 납 조각을 넣고 가열해 무게를 20돈으로 늘리기로 한 것.

첫 번째 도전은 실패해 금두꺼비가 모두 녹아내렸다. 두 번째도 실패. 세 번째에 비로소 성공했다. 김 씨는 금두꺼비를 추가로 7개 구입한 뒤 가짜 금두꺼비 8개를 만들어 지난달 14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영등포 구로 관악 금천구 일대 금은방과 전당포를 돌아다니며 6개를 팔거나 담보로 맡긴 뒤 돈을 빌렸다. 김 씨는 이렇게 2000만 원을 챙겼다.

그러나 한 금은방 주인이 김 씨에게서 352만 원을 주고 산 금두꺼비를 공장에 보내 검사해보니 안에 납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마침 주인이 김 씨의 인적사항과 차량번호를 적어두었다. 경찰은 22일 김 씨를 붙잡은 뒤 가짜 금두꺼비 2개와 만들다가 실패한 금두꺼비 1개를 차 안에서 찾아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김 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금두꺼비#납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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