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자치구들 ‘전망대 건립’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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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울산타워’ 건설 계획 보류뒤 중구-남구-동구 등 잇따라 추진

최근 울산지역 기초자치단체들이 잇따라 전망대 건립에 나서면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울산시가 울산의 상징 전망대 건립을 보류한 이후 나타난 현상이다.

중구는 울산지방경찰청 맞은편인 성안동 함월산 산불감시초소(해발 138m) 인근에 25억 원을 들여 ‘달빛누리길 전망대’를 건립한다고 21일 밝혔다. 중구는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승인을 받은 데 이어 편입 토지 보상도 마쳤다. 이 전망대는 중층 누각 형태로 정면 5칸, 측면 3칸 규모다. 중요무형문화재인 대목장 신응수 씨(72)가 설계 자문을 맡았으며 내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달빛누리길은 내년 12월까지 성안동 일원에 14.3km의 산책로로 조성된다.

남구도 장생포 근린공원에 ‘고래문화마을 전망대’를 건립한다. 전망대가 건립될 곳은 고래문화마을 내 해발 65m의 최정상부. 전망대 높이가 30m이기 때문에 95m 높이에서 울산 전경을 볼 수 있다고 남구는 밝혔다. 한국남부발전㈜ 영남화력발전소가 30억 원을 들여 내년 12월 완공한 뒤 남구에 기부하기로 했다. 고래문화마을은 234억 원을 들여 남구 장생포 고래박물관 맞은편 10만200m²(약 3만310평)에 고래잡이 전진기지로 명성을 날렸던 장생포의 역사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재현한다. 내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동구도 방어동 근린공원에 ‘울산대교 전망대’를 짓기로 하고 최근 전망대 진입도로 개설을 위한 용역을 의뢰했다. 울산대교 전망대는 울산대교의 염포산 터널 입구에 57m 높이로 울산대교 완공(2015년 5월)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다. 이 전망대는 울산대교 건설사인 울산하버브릿지㈜가 당초 23m 높이로 짓기로 한 전망대를 34m 더 높인 것이다. 중-남-동구가 전망대 건립을 추진하자 북구와 울주군도 무룡산과 문수산에 각각 자체적으로 전망대를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망대 건립에 불이 붙은 것은 울산시가 추진하던 전망대 사업을 보류했기 때문. 시는 2002년 8월 한국관광개발연구원에 의뢰해 수립한 ‘울산권 관광개발계획’에서 2011년까지 높이 150m의 ‘울산타워’를 건설하기로 했다. 울산타워를 서울 N서울타워(높이 236.7m), 대구 이랜드타워(202m)에 버금가는 울산 관광의 상징물로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각 자치단체의 울산타워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띠면서 부담을 느낀 시가 울산타워 건설 계획 자체를 보류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남 양산시는 160m 높이의 양산타워를 2008년 건립해 명물이 됐다”며 “각 구군이 경쟁적으로 타워를 건립해 ‘도토리 키 재기’를 할 것이 아니라 울산시가 제대로 된 전망대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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