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8개월간 2900건 ‘악성 민원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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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최고 115건… 막연한 민원 남발
시달리던 구청 수사의뢰로 결국 입건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사는 강모 씨(30)는 광진구 공무원들 사이에서 ‘공포의 대상’이었다. 악성 민원을 남발하고 조치가 이뤄질 때까지 독촉을 해댔기 때문이다.

강 씨는 올 1월부터 8월까지 총 2900여 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었다. 주로 자신의 동네 근처의 불법 주차 차량을 단속해 달라는 등의 내용이었다. 서울시의 민원 서비스 기관인 다산콜센터(120)에 전화하거나 문자를 넣으면 센터에서 관할 자치구에 민원 내용을 전달하고 구는 처리 내용을 다시 센터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강 씨는 이를 이용해 하루에 많게는 115건에 달하는 민원을 넣은 뒤 처리 결과가 나오지 않은 민원은 꼭꼭 집어내 전화로 항의했다. 이 가운데는 특정 대상을 명시하지 않고 “○○ 일대를 단속해 달라”는 식의 민원도 있었다. 밤낮으로 이어지는 강 씨의 민원을 처리하느라 광진구 교통지도과 공무원들은 다른 업무에 손을 못 댈 지경이었다. 결국 구는 9월 광진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광진경찰서는 강 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 조사에서 강 씨는 스스로를 ‘프로그래머’라고 주장하며 “공익을 위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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