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廢현수막 재활용 ‘녹색수도’ 알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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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개막 D-50

2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국제비엔날레 D-50 조각보 릴레이 행사’에 참가한 청주시민들이 폐현수막 조각들을 펼쳐놓은 채 포즈를 취했다. 이들 조각은 길이 32m, 너비 100m의 대형 조각보로 이어 붙여져 9월 11일 비엔날레 개막일에 공개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2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청주국제비엔날레 D-50 조각보 릴레이 행사’에 참가한 청주시민들이 폐현수막 조각들을 펼쳐놓은 채 포즈를 취했다. 이들 조각은 길이 32m, 너비 100m의 대형 조각보로 이어 붙여져 9월 11일 비엔날레 개막일에 공개된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 제공
23일 오후 3시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사직동 청주체육관. 오전부터 모인 1000여 명의 청주시민의 손에는 바늘과 A4 용지 크기의 폐현수막 조각이 쥐여 있었다. 가족과 친구, 마을 소모임 등 각계각층 남녀노소별로 체육관 바닥에 자리 잡은 이들은 폐현수막 조각을 실을 이용해 연신 꿰맸다. 작은 조각들은 가로 1.6m, 세로 1.6m 크기의 보자기로 변신했다. 이날 행사는 ‘조각보 리사이클링 아트 래핑 프로젝트’.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가 개막 ‘D-50’을 맞아 기획한 시민 참여형 행사이자 비엔날레의 핵심 프로젝트다. ‘조각보’는 쓸모없는 자투리 천들을 이어 쓰임이 있는 보자기로 만드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우리 고유의 민속 문화다. 비엔날레 조직위는 폐현수막을 재활용해 녹색 수도 청주와 공예도시를 알리기 위해 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날 만들어진 수백 장의 조각보는 기계작업을 통해 가로 100m, 세로 32m의 대형 조각보로 만들어진 뒤 다음 달 말경 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청주시 상당구 내덕2동 옛 연초제조창 벽면에 부착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기범 군(16·청주 상당고 1년)은 “서툰 바느질 솜씨지만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만든 작품이 아름다운 설치 미술이 된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설렌다”고 말했다.

‘2013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가 개막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1999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이 행사는 올해 ‘익숙함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9월 11일∼10월 20일 열린다. 야심적으로 준비한 ‘국제아트페어’와 기획전의 청사진이 나왔고, 각종 시민참여형 행사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공예비엔날레 기간에 4부로 나뉘어 열리는 ‘청주 국제아트페어’는 기존 아트페어의 관행을 벗고 개인 작가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부스를 설치한다. ‘아트페어’는 다수의 화랑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는 행사로, 작품성 위주의 비엔날레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세계 3대 아트페어로는 스위스의 바젤, 미국의 시카고, 프랑스의 FIAC를 손꼽는다.

청주아트페어 1∼3부는 개인 작가 작품을, 4부는 갤러리 작품을 전시한다. ‘공예의 숲, 미술의 바다’를 주제로 국내외 작가 400여 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행사장 1층에 있는 1500m²(약 455평) 규모의 컨벤션센터에서 회화와 조각, 판화,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뵐 예정이다. 개인작가 부스에는 ‘보리 그림’으로 유명한 박영대 화백 등 지역 미술작가 40명과 일본의 기지마 쇼고, 영국의 콜린 브라운 등 25명이 참가한다. 갤러리 부스에는 서울 미즈갤러리, 중국 위드갤러리, 일본 오리에갤러리 등이 함께한다. 또 이응로 변관식 등 작고한 미술인들의 작품을 보고 살 수도 있다.

영화배우 하정우의 ‘나무로 만든 테이블 그림’, 배우 겸 영화감독인 구혜선의 ‘거울’, 탤런트 유준상의 ‘공예 오브제’ 등 국내 유명 연예인 20명이 참여해 만든 공예품 100여 점을 경매를 통해 싼값에 구입하고 이들과의 만남도 가질 수 있는 ‘스타크라프트전’도 열린다.

비엔날레 조직위는 행사 기간 중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칠 문화예술 및 공연단체와 예술인을 24∼26일 모집한다. 청주 청원지역에서 공연 예술 활동 중인 단체나 예술인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청주비엔날레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e메일로 지원하거나 조직위를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cheongjubiennale.or.kr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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