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비(본명 정지훈) 때문에 성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건 혐의(명예훼손)로 디자이너 박모 씨(59·여)가 약식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형렬)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정 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박 씨를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박 씨는 올해 1월 1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정 씨 소유의 건물과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 번갈아 가며 현수막을 걸었다. 국어와 영어로 “군인 정지훈 때문에 성폭행 강간 협박 집단폭행 절도를 당하고 건강마저 잃어버린 노숙자가 됐다”고 적혀 있었다. 박 씨는 정 씨에게서 강간과 협박 등을 당했다는 고소장도 제출했다. 이를 알게 된 정 씨는 박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정 씨가 제기한 건물명도소송에서 패소하자 화가 나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에서 주로 활동해 온 디자이너 박 씨는 2009년 8월 정 씨 소유의 건물을 임차해 10월 갤러리를 열었다. 임차 조건은 보증금 1억 원과 월세 400만 원, 부가가치세 월 40만 원이었고 기한은 2011년 3월까지였다.
박 씨는 장사가 잘되지 않자 2009년 12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부가세를 내지 않았고, 그 다음 달부터는 월세도 안 냈다. 이에 정 씨는 2011년 1월에 건물에서 나가 달라는 소송을 냈고 지난해 9월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성폭행을 당했다는 허위 주장을 편 박 씨를 정식 기소하지 않고 약식기소 처분한 데 대해 검찰 관계자는 “박 씨가 조사에서 횡설수설하는 등 정상적으로 보기 어려운 행동을 한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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