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獨 도시 홍수사진에 “아름다운…” 발언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16시 04분


코멘트
박원순 서울 시장이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 시장은 6일 오전 1시께 "홍수에 잠긴 독일 파사우 시내"라며 사진 1장을 올렸다.
독일 남동부 파사우 시는 최근 며칠간 내린 폭우로 인근을 흐르는 강 세 곳이 범람하면서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박 시장은 이 지역의 피해 상황을 담은 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것은 사진이 아닌 글.
박 시장은 "이게 무얼까요? 홍수에 잠긴 독일 남부 파사우 시내랍니다. 제 눈에는 홍수도 홍수지만 아름다운 건물들이 들어오네요. 우리 서울도 저렇게 아름다운 도시 만들어내겠죠?"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본 일부 네티즌이 남의 불행을 보고 아름다운 서울 운운한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트위터리안 'kim…x'는 "아무리 그래도 홍수인데 아름답다니요. 서울시를 홍수로 아름답게 하시려고요?"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시장은 "수해대책 철저히 챙기고 있답니다"라고 자신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kimmy…)도 "시장님, 서울 호우경보 나면 잠도 잘 못 주무시죠? 아름다운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홍수 나면 죽고 모든 것을 잃습니다. 좀 우려스럽습니다"라고 걱정했다.
박 시장은 이번에도 "서울시 34개 상습침수지역 하나하나 챙기고 있습니다"라며 괜한 걱정하지 말라는 식으로 답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장담은 얼마 안 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날 오후 4시 30분 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이 물바다가 된 것.
청담 사거리 인근에 묻혀있던 지름 200mm짜리 상수도관이 터지면서 지상 도로로 물이 치솟아 청담사거리와 영동대교 남단 사이 300m구간 1개 차로가 약 2시간 동안 통제돼 이 일대 교통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박 시장의 장담과는 달리 지상으로 솟아오른 물은 제 때 빠져나가지 못해 차도와 인도가 물에 잠겼다.

이 사고를 계기로 박 시장의 트윗 게시물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퍼지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정치 성향과 관계없이 대부분 부적절한 내용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파사우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인접한 도시인데 500년 만에 최악의 홍수로 도시 전체가 마비돼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며 "박 시장의 이번 트위터 발언은 대실망"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박 시장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과 글을 올렸다.
박 시장은 "어제 제가 올린 독일 파사우 홍수에 관한 트윗은 신중하지 못했다"며 "독일국민과 파사우 주민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피해가 최소화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심려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관련 글은 자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채널A 영상]독일 홍수 보고 “아름답다?”…박원순 시장 트윗 구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