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주의료원 폐업 여론조사, 기관마다 제각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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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반비율 모두 다르고 일부는 뒤집혀

‘어느 장단에 맞추라는 건지….’

경남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해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가 의뢰 기관에 따라 제각각이어서 혼선을 빚고 있다. 일부에서는 “공공기관이 많은 돈을 들여 자기 입맛에 맞도록 여론조사를 하는 게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발표(2월 26일)한 직후인 3월 초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이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폐업 반대(65.4%)가 찬성(22.7%)의 두 배 이상이었다. 한 달 뒤 경남도민일보가 ‘분야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를 벌인 결과는 폐업 반대(73%)가 찬성(19%)을 압도했다. 일반인보다는 전문가들이 의료원 폐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

4월 중순 참여연대와 민주당이 조사한 결과는 찬성(20.3%), 반대(38.5%)의 폭이 약간 줄었다. 경남도가 당초 진주의료원 폐업 이유를 ‘경영 적자’에서 ‘귀족 강성 노조’로 전환하고 공세를 강화한 것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5월 들어 통합진보당과 경남도의 여론조사는 의뢰 기관에 따라 결과가 엇갈린 대표적인 사례다. 통합진보당 조사에서는 폐업 반대가 54.9%로 찬성(31.7%)보다 높았다. 반면 경남도 조사에선 찬성이 41%로 반대(37.5%)보다 많았다. 경남도 조사와 관련해 경남도의회 야권의원 단체인 ‘민주개혁연대’는 “비이성적인 여론 조작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특히 경남도 여론조사에서 진주 지역의 반대(51.1%)가 찬성(40.5%)보다 높게 나온 부분이 눈에 띄었다. 홍준표 도지사가 “진주에서도 폐업을 찬성하는 여론이 많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

이달 초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를 위한 경남대책위’ 조사 역시 폐업 반대가 찬성보다 22%포인트 가까이 높게 나왔다. 결과가 공개된 6개 조사에서 폐업을 밀어붙인 경남도를 제외한 나머지는 폐업 반대가 우세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조경래 경남리서치 대표는 “동일한 사안을 비슷한 시기에 조사한다면 그 결과 역시 큰 차이가 없다”며 “의뢰 기관이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를 먼저 제공한 뒤 질문을 던져 답변을 유도한다면 신뢰성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론조사 결과를 전달할 때도 조사 방식과 질문 내용을 곁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5일 의료원 폐업 발표 100일을 맞아 성명을 내고 “편파적인 여론조사와 행정력 낭비를 즉각 중단하고 폐업을 철회하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진주의료원 폐업#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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