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北 도발위협에… 서해5도는 벌써 ‘관광 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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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단체관광 예약 대부분 취소… 여객선 예약도 절반 가까이 물러
본격 꽃게조업 앞둔 어민들도 시름

“4월 중순부터 관광 성수기인데 북한도발 위협으로 상반기 백령도 단체관광 예약이 모두 취소됐다고 보면 돼요. 앞이 깜깜합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현지에 있는 A여행사 관계자는 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숨부터 내쉬었다.

북한도발 위협이 시작된 3월부터 예약 취소가 사례가 하나둘 이어지더니 4월 예약분 역시 상당수가 취소됐다.

인천∼백령도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인 하모니플라워호를 운영하는 제이에이치페리의 경우 3, 4월 예약 5701건 중 1453건이 취소됐다. 같은 항로의 ㈜청해진해운은 1388건 중 638건, 우리고속훼리㈜도 200건 중 60건의 예약이 취소됐다. 인천과 연평도를 오가는 고려고속훼리㈜ 여객선도 912건 가운데 412건이 취소됐다. 기상악화에 의한 배편 취소도 있지만 북한도발 위협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올해를 ‘서해 5도 방문의 해’로 삼고 3월 1일부터 백령·연평·대청도 등 서해 5도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에게 여객 운임의 50%를 지원해주는 등 관광 활성화에 나섰는데 이 같은 일이 터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백령도에서 숙박업을 운영하는 정모 씨(54)는 “김정은(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백령도와 마주보는 지역의 북한 군부대를 순시했다는 소식만 나오면 언론에서 당장 내일이라도 전쟁이 날 것처럼 뉴스에 보도가 되니 관광객이 섬에 들어오겠냐”며 “실제로 백령도 주민 중 대부분은 불안에 떨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재개되는 꽃게 조업을 앞둔 연평도 어민도 시름에 잠겼다. 그물 손질, 어업용 면세유 확보 등 출어 준비를 마쳤지만 북한의 도발 위협으로 군의 훈련이 잦아져 수차례 출어 통제가 예상되기 때문.

군은 통상 포 사격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어민 보호를 위해 인근 해상에서의 조업을 통제하고 있다.

신승원 연평어민회장(72)은 “봄철 꽃게 잡이를 제대로 못하면 어민들의 소득에 큰 타격이 있는데 걱정돼 잠도 제대로 안 올 정도”라고 말했다.

지난해 백령도를 찾은 관광객은 9만4250명, 연평도는 3만4790명, 대청도는 1만2930명에 이른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북한#관광#꽃게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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