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지금 떠나요]정선 아우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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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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섶다리, 이번 겨울 지나면 추억속으로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발상지인 강원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의 겨울 풍경. 겨울이면 설치되는 섶다리가 계절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정선아리랑 애정편의 발상지인 강원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의 겨울 풍경. 겨울이면 설치되는 섶다리가 계절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네주게/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사시장철 임 그리워 나는 못 살겠네….

정선아리랑 애정 편의 발상지인 강원 정선군 여량면 아우라지. 아우라지는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발원돼 흐르는 송천과 삼척시 하장면 쪽에서 흘러오는 골지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두 개의 물줄기가 한데 어우러진다고 해서 아우라지(합수목)라고 이름 붙여졌다. 아우라지는 5일 아리랑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가 확정되면서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정선은 경남 밀양, 전남 진도와 함께 3대 아리랑의 발상지로 꼽힌다.

○ 나룻배와 섶다리로 아우라지를 건너다

정선아리랑에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살던 처녀 총각이 싸리골로 동백을 따러 가기로 약속했지만 간밤의 폭우로 강물이 불어 건널 수 없게 되자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했다. 이 노래가 아리랑이 됐다고 한다. 아우라지에 얽힌 처녀 총각의 애절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강변에 정자(여송정)가 만들어졌고 임을 애절하게 기다리는 듯한 처녀상도 세워졌다.

봄에서 가을까지 아우라지에는 나룻배가 운영된다. 정선군이 관광객을 위해 무료로 운영하는 나룻배를 타면 뱃사공이 들려주는 옛 떼꾼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아우라지는 남한강 1000리 물길을 따라 목재를 운반하던 뗏목 시발점으로 각지에서 모여든 떼꾼들의 ‘아라리∼’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겨울에는 얼음이 얼거나 수위가 낮아져 나룻배가 다니지 않는다.

겨울에는 대신 섶다리가 놓인다. 섶다리는 나무와 솔가지로 만든 임시 다리로 섶은 잔가지를 말한다. 정선군은 16일 섶다리를 설치할 예정이다. 강물이 불어나면 섶다리가 쓸려 내려가기 때문에 3월에는 철거된다. 아우라지 섶다리를 건널 수 있는 기회는 올겨울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 조성 중인 출렁다리가 완공되면 앞으로는 섶다리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상영 여량면장은 “관광지로 급부상한 여량면에,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로 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봄부터는 관광객 유입 효과를 실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아우라지의 즐길 거리 레일바이크

아우라지에는 정겨운 옛 정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위에는 즐길 거리 볼거리가 즐비하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정선 레일바이크가 대표적. 레일바이크는 여량면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7.2km 구간에 설치됐다. 철로를 따라 송천의 맑은 물, 싱그러운 산과 숲을 지나는 재미는 관광객들에게 아우라지만의 추억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주말과 휴일에는 탑승객이 몰려 티켓 구입이 어렵다. 인터넷으로 예매하는 것이 편리하다. 인터넷과 현장 구매가 반씩이다.

아우라지에서 20km가량 떨어진 정선읍에는 스카이워크와 집와이어 등이 있는 아리힐스리조트가 있다. TV 예능프로그램 ‘1박2일’에 소개돼 전국적으로 알려진 곳이다. 스카이워크는 해발 583m 절벽 끝에 만들어진 길이 11m의 U자형 전망대. 바닥이 투명 강화유리로 돼 있어 발아래 펼쳐지는 풍경은 수려하면서도 아찔하다. 계곡과 계곡 사이 1.1km를 쇠줄에 설치된 도르래를 타고 활강하는 집와이어는 지역의 명물이 됐다. 표고차 325.5m, 시속 70∼120km로 스릴을 만끽하며 한반도 모양을 한 밤섬과 밤섬을 끼고 흐르는 동강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정선의 옛 주거문화를 재현한 정선읍의 아라리촌도 들러 볼 만하다. 전통 기와집과 굴피집(나무껍질로 지붕을 인 집) 너와집(소나무 조각으로 지붕을 덮은 집) 돌집 귀틀집(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쌓아 벽체로 쓰는 집) 등 전통가옥과 주막, 서낭당이 있고 물레방아 연자방아 통방아 등도 설치돼 있다. 이 밖에 2, 7일 열리는 정선 5일장과 곤드레밥, 콧등치기 국수 등 토속 음식도 정선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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