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원전에도 ‘위조검증’ 부품… 직원은 부품 빼돌려 16억 횡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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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원전부품업체 2곳 적발… 1555개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영광 원전에 이어 고리 원전에도 각종 증명서를 위조한 미검증 부품이 대량 공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감사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원전에 사용되는 냉각해수펌프, 실린더헤드 등을 제작하는 국내 2개 업체는 공인기관의 직인을 멋대로 만들어 시험성적서에 찍거나 기존에 받아놓은 성적서의 번호와 시험 날짜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시험성적서를 위조했다.

이 업체들은 최근 5년 동안 1555개 부품을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하면서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436개 부품은 고리 2∼4호기, 영광 1∼4호기에 실제로 설치됐다. 원안위 관계자는 “한수원에서 부품의 성능을 검사 중이지만 성능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들 업체 직원 3명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또 한수원은 원전 고장이 발생했을 때 원자로 가동 중단이나 발전 정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발전정지 유발설비’의 정비부품 전체 1만8641개 품목 중 5054개(27.1%)만을 필수 예비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전 보안도 허술했다. 4개 원전 직원들은 한수원의 원전중앙감시제어(SCADA) 시스템에 외부 인터넷이 연결된 PC를 연결해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는 등 원전이 사이버테러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사람의 출입증으로 원전을 드나든 사례도 21건 발견됐다.

원전 직원의 금품 비리도 확인됐다. 고리2발전소 A 과장은 2개 납품업체와 공모해 발전소에서 보유하고 있던 부품을 빼돌린 뒤 이를 다시 납품받는 수법으로 16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나 검찰에 고발됐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고리원전#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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