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이다” 새벽 3시 비상출동… 서해는 지금 불법조업과 전쟁중

  • 동아일보

전남 가거도 앞바다 단속현장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5일 새벽 전남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75km 해상에서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불법조업을 단속해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하고 선원 34명을 검거했다. 목포해경 1509함 특수기동대원들이 단속한 무허가 중국 어선에서 냉동창고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해경1509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5일 새벽 전남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75km 해상에서 한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한 불법조업을 단속해 중국 어선 2척을 나포하고 선원 34명을 검거했다. 목포해경 1509함 특수기동대원들이 단속한 무허가 중국 어선에서 냉동창고를 수색하고 있는 모습. 해경1509함=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5일 오전 3시 40분경 전남 신안군 가거도 남서쪽 75km 해상.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목포해경 소속 1509경비함(1500t급)이 불을 모두 끈 채 소리 없이 앞으로 나가고 있었다.

배 전체에 적막감이 돌았다. 경비함 조타실에서 함장과 전탐사 등이 숨을 죽인 채 레이더를 살폈다. “용의 선박 검문 개시.” 7km 앞 해상에 중국 어선 2척이 3∼4노트(시속 6∼7km)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최용의 함장(56)이 출동지시를 내렸다. 해경 특수기동대원 16명을 태운 고속단정 2대가 어둠을 가르며 쏜살같이 내달렸다. 함정에서 쏘아 올린 조명탄이 불법 조업현장을 밝히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날 수색 대상은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들어와 조업하고 있는 중국 스다오(石島) 선적의 쌍끌이 저인망 어선 2척. 대원들은 고속단정을 어선 옆으로 붙였다. 어선 양쪽에는 고속단정 진입을 막기 위해 1.5m 간격으로 길이 2m의 쇠창살 14개가 장착돼 있었다. 대원들은 중국 선원들이 그물작업을 하면서 쇠창살을 임시로 걷어낸 왼편으로 승선해 5분여 만에 배 전체를 장악했다.

나포된 중국 어선에는 쇠창살뿐만 아니라 삽과 쇠톱, 손도끼 등 무기로 쓸 수 있는 도구도 많았다. 해경은 어선 창고에서 불법으로 잡은 멸치 50t을 압수했다. 최 함장은 “중국 어선들은 주간에는 중국 영해에서 쉬고 있다가 어둠을 틈타 저녁과 새벽 시간에 주로 조업하기 때문에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해경과 해군, 농림수산식품부와 함께 벌인 합동작전은 1시간 30분 만에 여명(黎明)과 함께 끝났다. 해경 등은 4일부터 이틀간 서해에서 함정 41척과 항공기 8대 등을 투입해 불법조업 중국 어선 11척을 적발했다.

해경1509함=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서해#중국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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