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앞이 최고 명당”… 대선 유세전 길목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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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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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 유세 차량… 교통 요충지 선점 신경전

‘대권을 잡으려면 광화문 앞을 선점하라?’

지난달 30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 청와대를 등지고 세종대왕 동상이 바라보이는 이곳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종로구 지역 유세차량이 섰다. 이 유세차량은 다른 지역은 돌지 않은 채 한 시간 동안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이윽고 해가 떨어지고 광화문에 설치된 조명이 밝게 빛을 내자 어두운 주변 배경과 대비돼 유세차량은 마치 공연장 무대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무대의 주인공처럼 유세차량은 지나가는 차량과 행인의 주목을 받았다. 시민 유영민 씨(43)는 “주변에 비해 광화문 앞이 유달리 밝다 보니 앞에 세워진 유세차량에도 더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다른 곳을 돌던 새누리당 종로구 지역 유세차량은 오후 6시 반경 도착해 문 후보 차량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 자리 잡았다. 새누리당 종로구 선거대책본부 권순철 씨는 “상대 후보 측이 따라 하고 있지만 광화문 유세는 우리가 원조다. 우리가 먼저 야간조명 효과를 염두에 두고 선거 운동 첫날부터 광화문에서 유세를 해왔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서울 종로)의 보좌관인 이근구 보좌관은 “차량이 몰리는 금요일에 이곳에서 유세하기로 미리 일정을 짜뒀다”고 맞섰다.

광화문이 서 있는 사직로는 이날 하루에 안국역 앞으로 8만9349대, 사직터널 도로로 8만4785대가 이동할 정도로 차량 통행이 많은 곳이다. 양 후보 측은 과거 왕이 살던 경복궁, 당선 이후 입성할 청와대와 가깝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길목을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도 치열하다. 서쪽의 경복궁역 사거리, 동쪽의 동묘역 사거리 역시 선거운동원이 길목 선점을 노리는 곳이다. 한 후보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한 유세 명당을 다른 후보 측이 매번 쫓아오는데 주차된 바퀴 위치까지 똑같다”며 “동선이 겹치면 나중에 도착한 차량이 비켜줄 수밖에 없어 언제 어디서 유세할지를 놓고 수 싸움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광화문#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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