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바짝 긴장하는 수험생이 많다.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두통을 호소하는 학생도 있다. 지금 이 시기에 수험생이 꼭 해야 할 것과 절대 해서는 안 될 것을 알아두는 게 좋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자.
○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
①붕붕주스에 의존=요즘 청소년들 사이에 잠을 쫓아준다는 고카페인 음료인 ‘붕붕주스’가 유행하고 있다. 이걸 마시고 공부하면 서울대에 간다며 ‘서울대 주스’라고도 한다. 붕붕주스는 박카스와 레모나, 또는 박카스와 포카리스웨트를 섞어 만든다. 일시적으로 잠을 쫓아준다. 그러나 많이 복용하면 수면장애를 일으킨다. 잠을 잘 때에도 뇌가 휴식을 취하지 못한다. 수능 당일날 컨디션이 최악이 될 수 있다. 두통, 정서장애, 뇌기능장애도 올 수 있다.
②보양식 섭취=힘을 내야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고 보양식 같은 고열량, 고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보면 최악의 대처법 가운데 하나다. 고지방식(삼겹살, 베이컨, 튀긴 식품, 마가린) 유제품(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기호식품(커피, 초콜릿, 탄산음료) 가스를 많이 유발하는 음식(콩, 브로콜리, 껌)을 많이 먹으면 스트레스성 장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식사를 불규칙하게 하거나 식단을 갑자기 바꿨을 때도 마찬가지다.
③4당5락 믿기=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4당5락’이란 말이 있다. 벼락치기 공부에나 통하는 말이다. 열흘 남은 이 시점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수험생 연령대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면시간인 5시간보다 적게 자면 두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오히려 집중력과 판단력, 기억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평소대로 충분히 자자.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되 잘 때는 방을 어둡게 하고 낮잠은 30분 이상 안 자는 게 좋다.
④술, 담배로 스트레스 해소=시험을 앞두고 조바심에 담배나 술로 스트레스를 풀려 한다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 특히 재수생들은 흡연이나 술로 심신을 안정시키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흡연은 스트레스 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건강만 악화시킨다. ⑤너무 큰 계획 갖기=무리한 계획은 의학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로 연결된다. 이런 스트레스는 두려움으로 이어져 수능을 망칠 수도 있다. 특히 수험생의 부모가 자녀에게 큰 기대감을 표현하지 말아야 한다. “넌 잘할 거야”란 말을 여러 번 하기보다는 그냥 묵묵히 지켜보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 꼭 해야 할 것
①규칙적인 생활패턴=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자. 마지막 점검을 한다며 더 공부하는 건 안 좋다. 피로감을 해소해 최상의 몸 컨디션을 만들겠다며 휴일 늦잠을 자는 것도 옳지 않다. 평상시 리듬을 고수해야 한다. 식사도 한 번에 많이 먹거나 거르지 않고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간식으로는 과일, 포도주스, 토마토주스, 요구르트 등을 먹는 게 좋다. 뇌는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니 당분이 든 식품이 좋기 때문이다.
②감기예방 실천=감기에 걸리면 수능을 망칠 확률이 크다. 감기를 예방하려면 청결을 유지하는 데에 각별하게 유의해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하게 씻고 양치질을 하는 게 좋다. 부모는 통풍을 자주 시키고 소파나 카펫은 깨끗하게 청소하도록 하자. 샤워는 미지근한 물로 하는 게 좋다. 아침저녁에는 서늘한 공기를 되도록이면 피하자.
③가벼운 운동=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고 뇌의 기능도 활성화해 준다. 만약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았다면 굳이 수능 열흘을 남기고 새로 시도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잠시 야외로 나가 바람을 쐬고 맨손체조나 산책,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건 무방하다. 단 30분 이내에 끝내야 한다. 실내에서도 간단하게 몸통과 다리, 어깨, 목 등의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할 만하다.
④피로 풀어주기=깨어 있는 시간에 가장 혹사당하는 기관은 눈이다. 마지막 큰 시험을 앞두고 있는 지금은 눈이 가장 지쳐 있을 때다. 평소에 눈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지금부터 10일간은 수시로 해 주는 게 좋다. 공부를 하다가도 가끔 눈을 감자. 5분만 눈을 감고 있어도 눈은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귀도 마찬가지다. 평소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들었다 해도 지금은 그 시간을 조금 줄이고 귀의 피로를 풀어주는 게 좋다.
⑤심리적 안정 유지=자꾸 불안해하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되도록이면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자. 불안감을 담아두지 말고 부모나 친구에게 털어놓자. 이런 행동만으로도 불안감이 많이 해소된다. 이때 부모는 자녀가 불안하지 않도록 다독여주는 게 좋다.
(도움말=강희철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정권 유준현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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