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남해안 ‘적조 피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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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적조에 어류 폐사 우려… 감성돔 12만마리 해상방류
육상으로 통째 이사하기도

가을적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전남 여수시가 적조피해 발생 직전 한 가두리양식장 감성돔 12만여 마리를 사들여 해상에 방류했다. 일부 어민은 적조가 없는 해역으로 물고기를 옮기는 등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여수시는 17일 적조로 인한 어민 피해를 덜어주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적조피해 발생 직전 양식어류를 방류했다고 18일 밝혔다. 여수시는 사업비 6400만 원을 확보해 적조해역인 여수시 돌산읍 황모 씨(58)의 가두리양식장에서 키우던 길이 8cm안팎의 감성돔 12만8000마리를 여수해역 세 곳에 방류했다. 적조가 발생하면 죽게 될 감성돔 치어(어린 물고기)를 여수시가 마리당 500원씩 보상해주고 바다에 풀어준 것. 적조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을 경우 치어를 방류할 수 있지만 성어(큰 물고기)는 생태계 교란 우려 때문에 금지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방류를 희망하는 어민들이 있지만 예산이 부족한 데다 보상금이 마리당 500원밖에 되지 않고 큰 물고기는 방류를 할 수 없어 가두리양식장 한 곳만 방류했다”고 말했다.

적조가 발생한 여수지역 양식어민들은 애지중지 기르던 물고기를 살리기 위해 가두리나 육상양식장을 통째로 옮기고 있다. 여수시 남면 안도 박모 씨(51)는 참돔과 감성돔 등 16만 마리를 가두리째 5∼6km 떨어진 곳으로 옮겼다. 여수시 돌산읍에서 육상수조식 양식장을 운영 중인 김모 씨(45)는 기르던 돌돔과 넙치 등 4만 마리를 5대의 활어차에 나눠 싣고 다시 철부도선으로 옮긴 후 바다 가두리양식장으로 피난시켰다. 적조를 피해 물고기들을 이사시킨 것이다. 전남도는 여수와 고흥 일대 바다수온이 20∼21도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많은 일조량과 계속된 영양염류 유입 등으로 당분간 적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 연안에서 가장 오래 지속된 적조는 2006년 8월 6일에 발생해 10월 30일까지 계속된 것이 최장 기록이다. 현재 여수시 돌산 동쪽 앞바다에서 고흥군 내나로도까지 적조주의보가 발령 중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가을적조#가두리양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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