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도 1위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6일 11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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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삼성생명, 보행자 이동 따라 응원메시지 노출

'자살 투신 1위'라는 오명이 붙은 마포대교가 '생명의 다리'로 변신했다.

최근 5년간 한강다리에서 875명이 자살을 시도했는데 이중 마포대교에서 자살을 시도한 사람이 85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마포대교는 '자살 다리'라는 불명예스러운 이름이 붙기도 했다.

이에 서울시는 삼성생명과 함께 마포대교의 투신이 자주 일어나는 장소 곳곳에 센서를 설치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과 응원 메시지가 보이도록 하는 등 이 다리를 '쌍방향 소통(인터랙티브)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했다고 26일 밝혔다.

시는 마포대교 양방향 시작지점에서 각각 2개씩 총 4개 구간으로 나눠 20여 개의 에피소드를 구성했다. 구간별 에피소드에는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 희망과 사랑, 위트와 감동 등을 담았다.

다리에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밥은 먹었어?', '가장 빛나는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슬플 땐 집에 가서 청양고추 한 입 먹어보세요' 등 응원 메시지가 난간 등에 비친다.

다리 중간에는 '생명의 전화'와 연계해 '비밀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 꾹꾹 담아온 얘기 시원하게 한 번 얘기해봐요'라는 문구로 전화를 권유하기도 한다.

이번 에피소드의 내용은 투신자의 심리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연구한 심리학자, 시민단체와 광고회사 등 전문가들의 오랜 작업을 거쳐 만들어졌다. 연구진들은 호기심과 궁금증을 일으켜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게 하는 메시지들도 고안했다.

문구 외에도 다리 중간에 '이미지존'을 설치해 사랑하는 부모, 친구, 연인의 모습을 배치해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을 기억하도록 유도한다. 또 다리 중간 상류 측 전망대에는 '한번만 더' 동상이 설치됐다. 동상은 실의에 빠진 한 남자를 다른 남자가 볼을 꼬집으며 위로하는 모습이다. 동상 옆에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쓰일 기금 모금함도 만들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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