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탈옥’ 상황실 간부도 근무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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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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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오전 순시 제대로 안해… 경찰 수색 나흘째 성과없어

유치장 배식구를 통해 도주한 최갑복 씨(50)가 쉽게 탈옥할 수 있었던 데는 근무시간에 잠을 잔 유치장 내 근무자뿐만 아니라 근무자를 점검한 상황실 간부의 태만이 한몫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 19일자 A12면 경찰, 유치장 탈출범 코앞에서 보고도 놓쳐

20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구 동부경찰서 상황실 부실장 한모 경위(54)는 최 씨가 탈옥한 직후인 17일 오전 6시 10분경 유치장을 감독 순시했다. 한 경위가 유치장에 들어오자 유치장 내 면회실에서 잠을 자던 최모 경위(43)와 책상에서 자던 이모 경사(42)가 깨어났지만 최 씨 도주 사실은 알아채지 못했다. 한 경위도 유치인 수를 점검해야 하는 근무수칙을 어기고 그대로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 때문에 최 씨의 도주 사실은 아침 배식 시간인 오전 7시 35분까지 파악되지 않았다.

사건 발생 나흘이 지나도록 최 씨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 경찰은 최 씨가 도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청도군 화악산과 남산 일대를 매일 500∼700명을 동원해 뒤지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이 산은 다른 지역과 사통발달로 연결돼 있어 최 씨가 이미 인근 경남 밀양 등으로 도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20일 최 씨 검거를 위해 신고포상금을 3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높였다. 화악산 일대에 적외선 카메라를 갖춘 헬기 2대까지 동원했다.

한편 경찰이 최 씨가 유치장 배식구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긴 유치장 내 폐쇄회로(CC)TV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놓고 여러 의문이 일고 있다. 경찰은 유치장 내 수감자의 인권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얼굴을 가리면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 이 때문에 배식구로 빠져나갔다는 경찰 설명과 달리 실제론 더 어이없는 경찰의 실수나 문제 행동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탈옥범#간부 근무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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