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왕절개 산모 사망…의료사고 공방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3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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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엄마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부산의 한 병원에서 일어난 산모 사망 사고에 대한 진실 공방이 뜨거운 가운데 네티즌들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재된 '병원고발 글'이 13일 온라인 상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해당 병원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에 오르기도 했다.

겉으로 드러난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지난 6일 산모 A씨(26)는 출산을 위해 부산의 B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자연분만이 어렵다는 담당의사의 소견에 따라 제왕절개수술로 아들을 출산했다. 그러나 출산 후 A씨의 자궁출혈이 멈추지 않아 3시간 이상 수술이 이어졌고 상태가 나빠져 대학병원으로 옮기다가 숨졌다.

그런데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A씨의 친구로 보이는 사람이 산모 사망에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병원 측이) 자연분만이 힘겨워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고 얘기하면서도, 산모에게 일반인이 많이 맞아도 두 번 맞는다는 유도촉진제를 여섯 번이나 투입해 자연분만을 유도했다"면서 "결국 자연분만이 힘겨워 제왕절개로 득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후 산모의 상태가 나빠져 수술을 했는데 병원이 산모의 가족에게 위독하다며 환자를 다른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앰뷸런스 기사에 따르면 대학병원 이송 전에 산모는 이미 사망했다"면서 "병원이 산모의 사망 사실을 숨기고 대학병원 이송 중에 사망한 것처럼 위장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식지 않자 12일 B병원 측은 온라인에 올라온 글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했다.

B병원 측은 "의료진은 고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임신과 분만의 영역에서는 현대의학으로 불가항력적인 상황에 봉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죄를 구하고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B병원은 경찰서에 진료기록을 전달하고 고인의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이번 주말께 나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소견서를 토대로 의료과실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같은 엄마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진실이 밝혀져 고인의 한을 풀어야 한다" 등 유가족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모든 진상이 나와 봐야 알 수 있다",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다" 등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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