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역사 재구성해 신문 만들기… 사고력·창의력도 쑥쑥

  • Array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코멘트

2012청심ACG역사대회 본선 현장

‘2012 청심ACG역사대회’ 본선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본선 과제로 제작한 조별 역사신문에 대해 심사위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청심학원 제공
‘2012 청심ACG역사대회’ 본선에 참가한 중학생들이 본선 과제로 제작한 조별 역사신문에 대해 심사위원에게 설명하고 있다. 청심학원 제공
1일 오전 10시 경기 가평군 청심국제중고 국제회의실. 중학생 40명 앞에 과제수행지와 신문제작용지가 놓여졌다.

주어진 과제는 ‘과거·현재·미래의 소통’을 주제로 ‘○○년 8월 15일자’ 신문을 제작하는 것. 4명이 한 조가 되어 역사 속 한 해의 8월 15일자 신문을 만들어보는 이 미션은 4시간 반 동안 △기획기사 1건 △분야별 일반기사 1건 △사설 1건 △광고 또는 만평 1건 등 총 4건의 기사를 작성한 뒤 심사위원에게 발표를 함으로써 마무리된다.

전국에서 모인 중학생들이 ‘역사왕’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이곳은 ‘2012 청심ACG역사대회’ 본선(결선) 현장.

학교법인 청심학원과 고려대 동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가 공동주최하고 동아일보 교육법인 ㈜동아이지에듀가 후원한 이번 대회는 중학생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역사를 바라보는 과제를 수행하면서 사고력과 상상력, 논리력을 함양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개최됐다.

최근 교육현장에서 역사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2012 청심ACG역사대회’에 대한 중고생 및 학부모의 관심도 더욱 가열되는 추세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까지 청심국제중이 자교 학생 2, 3학년을 대상으로 개최하던 이 대회는 올해 처음 전국 중학 1∼3학년을 대상으로 확대 개최됐다.

○ ‘역사신문 만들기’로 역사를 재구성하다

오전 10시 반 대회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주최 측이 제공한 노트북과 도서관 열람 자료를 활용해 역사 속 ‘8월 15일’에 얽힌 사실을 수집하면서 주제회의를 진행했다.

‘대한민국 광복’ ‘십자군 전쟁 시작’ ‘영국 청교도 메이플라워호 출항’ 등 각종 사건을 다양한 주제로 연결지어 보며 기사를 작성하는 방식. 점심 도시락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역사신문 만들기에 집중한 사이 제출 마감 시간인 오후 3시가 코앞에 다가왔다.

학생들은 역사신문을 심사위원단에게 10분간 소개하는 미션까지 마치고 나서야 긴장을 풀고 기지개를 켤 수 있었다.

‘가상 역사회담을 제작하라’는 과제를 부여한 지난해 본선과는 달리 ‘역사신문 만들기’ 과제를 제시한 이번 대회에선 어떤 평가요소가 강조됐을까.

올해 대회에 출제 및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박현숙 고려대 역사교육과 교수(동아시아문화교류연구소장)는 “신문에 담은 역사 사실의 정확성, 신문 구성·편집에 담긴 창의성과 논리적 일관성,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의 선명도, 조원의 협동성 등을 두루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 가상인터뷰와 개콘 패러디까지… 역사를 즐기다

심사결과 대상의 영예를 안게 된 주인공들은 김태호(14·서울 태랑중 2), 오승택 군(15·서울 경희중 3)과 조아람(15·경기 청심국제중 3), 최미루 양(15·경기 청심국제중 3) 등 4명으로 이뤄진 8조 학생들.

이들은 제2차 세계대전 종식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을 기점으로 역사신문 ‘어제와 오늘’을 제작했다.

김 군은 “각국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과거 역사를 매듭짓고 미래에는 전 세계가 긴밀히 소통해 평화를 조성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소개하면서 “과거와 미래의 ‘소통’이라는 과제 주제를 적절히 구현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다”고 자평했다.

톡톡 튀는 발상으로 역사신문에 생기를 불어넣은 조도 눈길을 끌었다. 김효정 양(15·경기 청심국제중 3) 등 4명이 뭉친 9조는 우리나라가 일제 치하에서 독립한 날인 1945년 8월 15일에 출생한 배우 선우용녀 씨를 상대로 ‘한·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가상 인터뷰를 한 기사를 실었다.

한편 2차대전 당시 한국과 여러 강대국, 유엔 등이 서로 입장을 달리하던 상황을 기획기사로 다룬 2조는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코너 ‘불편한 진실’ ‘멘붕스쿨’ 등을 활용한 역할극을 선보여 심사장에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임현진 청심학원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대회를 통해 세계사를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주제별로 재구성해 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앞으로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이 국제사회와 우리 사회의 역사적 과제를 주체적·창의적으로 고민하는 인재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는 대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평=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