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내년 주간2교대로 근무 바뀌는 현대차 “버스 운행 연장해달라” 울산시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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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1시 퇴근조 배려 차원… 市 “버스노조 반대로 힘들듯”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오전 2시까지로 연장해 줄 수 없나요?”

현대자동차가 최근 울산시에 시내버스 운행시간 연장 요청서를 보냈다. 내년 3월 4일부터 실시되는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비하기 위한 것. 지금의 현대차 주야 2교대제 근무형태에서는 1조 근무시간은 오전 8시∼오후 7시 50분, 2조는 오후 9시∼다음 날 오전 8시. 현재 울산 시내버스의 막차 운행시간(오후 11시 반)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1조(오전 6시 40분∼오후 3시 20분)는 괜찮지만 2조는 오후 3시 20분에 일을 시작해 다음 날 오전 1시 10분에 마친다. 2조가 퇴근하는 시간에는 시내버스가 모두 끊겨버려 근로자의 퇴근을 돕기 위해 시내버스를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해 줄 것을 요청한 것. 현대차는 노사 합의로 통근버스는 운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시내버스 회사 노조가 심야운행을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또 연장운행에 따른 인건비 추가 부담 등 운송 손실금을 시내버스 업계에 보전해줘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다.

현대자동차의 근무형태 변경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주변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시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정문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 씨(43)는 내년 3월부터 영업시간을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다. 손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차 직원들의 퇴근시간에 맞춰야 하기 때문. 주간연속 2교대제가 되면 1조(퇴근시간 오후 3시 20분)와 2조(〃 오전 1시 10분) 퇴근시간에 모두 맞추려면 오후 3시부터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12시간 영업해야 한다. 지금보다 영업시간이 5, 6시간은 더 길어지는 셈이다. 김 씨는 “영업시간을 늘리면 종업원도 추가 고용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정규직과 사내 하청업체 직원은 총 3만5000여 명. 울산 전체 인구(113만 명)의 3.1%에 불과하지만 협력업체 직원과 가족을 모두 포함하면 울산 전체 인구의 10%가 현대차와 직간접으로 연관을 맺고 있다. 현대차의 근무형태 변경이 울산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벌써부터 주목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시내버스#운행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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