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민의 이 같은 희망은 올해도 물거품이 됐다. 경남도가 해마다 개최하는 경남 출신 국회의원과의 정책간담회에서의 얘기다. 2000년대 초부터 경남에서는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과 비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제각각 정책간담회 또는 당정협의회를 개최해 행정력을 낭비하는 ‘따로국밥’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경남도는 17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새누리당 경남도당위원장인 조현룡 의원과 이주영 안홍준 의원 등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경남의 새누리당 지역구 의원은 14명. 경남도에서는 임채호 도지사권한대행과 구도권 기획실장, 정재민 농수산해양국장 등 실국장 10여 명이 참석했다. 임 대행은 도정 설명에 이어 “내년도 국비 확보와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새누리당 설명회에 이어 다음 달엔 민주당 소속인 김해갑 민홍철 의원을 상대로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무소속인 거제 김한표 의원은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각각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새누리당과 비새누리당 의원이 함께 자리를 갖지 않으려다 보니 같은 행사를 3차례나 개최하는 것.
지난해에는 6월 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나라당 의원 12명을 상대로 당시 김두관 도지사와 실국장들이 정책간담회를 마련했고, 같은 날 오후엔 국회 회의실에서 당시 민주노동당 의원 2명에게 동일한 내용을 설명했다. 2010년에도 9월 13일 한나라당 의원과 서울에서, 같은 달 27일엔 창원에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경남도의 한 관계자는 “여야 의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정책간담회를 개최해야 행정력 낭비가 없고 효율도 높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의원들마다 다른 당과 함께 자리하는 것을 꺼린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도지사가 중도 사임하고 행정부지사가 권한을 대행하고 있어 정치적인 문제가 없는데도 굳이 따로 간담회를 열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에서는 “부산 같은 광역시와 달리 지역이 넓은 광역도는 특성상 의견 결집이 어렵고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처도 미흡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자리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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