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서 가장 붐비는 종합터미널 일대 용도변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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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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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市 재정난 이해하지만 교통난 불 보듯”
市 ‘몸값’올려 민간매각 계획… 시민들 “교통대책부터 마련”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가 매각을 결정한 인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인천시가 매각을 결정한 인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인천에서 유동 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가장 많아 혼잡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일대. 이 땅은 현재 인천시 산하 인천교통공사의 소유다. 종합터미널 건너편 구월농산물시장도 시 자산이다. 인천에서는 가장 알짜배기로 꼽힌다. 최근 이 일대 대지의 용도변경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재정난을 겪고 있는 시는 이 일대의 용도를 변경해 ‘몸값’을 최대한 높인 뒤 일반기업에 매각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주민 시선은 곱지 않다. 극심한 교통 체증을 해소하기 위해 수년간 개선 작업을 거쳐 교통 흐름이 다소 나아지기 시작한 게 지난해 4월인데 용도변경으로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서면 또다시 교통 혼잡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시는 8일 인천터미널 대지 매각을 앞두고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확정했다. 이날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는 터미널 대지의 용도를 일반상업에서 중심상업으로 변경했다.

이 중 7만7816m²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구월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안’도 원안대로 가결됐다. 특별계획구역은 대형쇼핑몰이 들어설 수 있는 상업시설을 비롯해 문화 업무 관광 환승지원시설로 나뉘어 조성된다. 건폐율은 70%에서 80%, 용적률은 800%에서 1300% 이하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면서 땅의 가치는 크게 상승해 민간기업에 매각할 경우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터미널 대지의 복합개발 추진과 지하철과 터미널을 연계한 환승 허브, 랜드마크 조성 등을 도시관리계획 변경 이유로 꼽았지만 실상은 터미널 대지의 가격을 높이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

터미널 대지 매입 의사를 보이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은 용도변경보다는 도시계획시설 폐지 등 행정 규제 완화와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출했지만 시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신세계의 용도변경으로 토지 가격이 상승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 매각은 찬성하지만 교통 대책은 절실

인천터미널 일대는 대규모 상권이 형성된 상업중심지다. 인근에는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과 구월동 로데오거리 등 번화가와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다. 용도변경이란 목표를 이룬 시는 늦어도 이달 말까지 인천교통공사로부터 이 대지를 환수할 계획이다. 이후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고시한 뒤 9월 중으로 감정평가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는 9000억 원 이상의 감정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감정가가 나오는 대로 매각 협상에 들어갈 방침이다.

하지만 시민들의 마음은 편치 않다. 시의 재정난을 이해하지만 이 일대 교통난이 또다시 가중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4월 신세계백화점과 맞은편의 뉴코아아울렛 인천점 사이에 엘리베이터를 갖춘 육교를 설치해 보행자를 분산시켰다. 또 초록 신호등이 들어오면 보행자들이 종횡 방향뿐만 아니라 대각선 방향으로도 건널 수 있도록 교통신호체계를 바꿔 교통 흐름을 다소 개선했다.

하지만 터미널과 유통시설을 오가는 교통량이 워낙 많은 데다 이곳이 남동산업단지와 제2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로 향하는 길목이어서 교통 정체는 수시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교통 대책을 세운 뒤 용도를 변경해야 했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남구 관교동에서 20년째 살고 있는 이영진 씨(52)는 “규제 완화로 이 지역에 상업시설이 과다하게 들어서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또다시 교통 체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교통 대책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인천#종합터미널#인천 재정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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