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군 포두면 예비군중대 서승우 일병(22) 등이 포두중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방과후 수업을 하고 있다. 31사단 제공
전남 고흥군 포두면 예비군중대 김봉수 중대장(38)과 상근예비역 김진화 상병(22), 서승우 일병(22)은 올 4월부터 학원에 갈 수 없는 지역 중학생들을 위해 포두중학교에 방과후교실을 개설했다. 방과후교실에서는 매주 월, 화, 목요일에 1시간씩 중학교 1, 2학년 학생 20명을 대상으로 수학과 한문 수업이 진행된다.
방과후교실은 김 중대장이 처음 제안했다. 충남대 공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 중대장은 1998년부터 2009년까지 전차부대에서 근무를 하다 전역 이후 3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그는 예비군 중대장 시험에 합격한 뒤 올 1월 고흥에 처음 배치됐다.
김 중대장은 중학교 시절 장교로 전역한 이웃에게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배웠던 것이 인생을 사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확신했다. 그는 “예비군 중대장이 되면 올바른 인성 형성에 도움이 되는 명심보감과 한자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중대장은 우연히 포두중 교장에게서 시골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수학 기초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과후교실 운영을 결심하게 됐다. 방과후 수업 제안에 김 상병 등도 ‘고향 후배들을 위한 일’이라며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 상병 등은 학생들의 기초가 부족하다고 판단해 초등학교 교과서, 참고서 등을 구해 수학의 개념부터 원리까지 눈높이를 맞춰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수업을 받은 정모 양(14·중1)은 4월 중간고사 때보다 수학 성적이 32점이나 오르는 등 학생들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고흥읍내 학원에서 수업을 받던 학생 4명도 학원을 그만두고 방과후교실로 합류했다. 박병종 고흥군수는 최근 김 상병에게 표창을 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상병은 “처음에는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시간이 갈수록 흥미를 보이면서 성적이 올라 뿌듯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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