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챙겨 떠나기전 베란다-창문 잠그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피서철 빈집털이 기승… 문단속만 해도 3분의1로 줄어

올 1월 경찰에 붙잡힌 2인조 빈집털이범 최모 씨(29)와 김모 씨(31)는 고층 아파트 꼭대기층만 노렸다. 김 씨가 초인종을 눌러 빈집임을 확인하면 최 씨는 옥상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 열린 베란다로 집안에 들어갔다. 이들은 서울, 경북 구미 등지에서 20여 차례에 걸쳐 1억4000만 원어치를 훔쳤다. 경찰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 상층부의 열에 아홉은 베란다를 열어 놓아 빈집털이범이 오히려 저층 아파트를 털 때보다 범행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 열린 창문이 빈집털이범을 불러

장기간 집을 비우는 휴가철을 앞두고 아파트 빈집털이범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 주택가에 비해 폐쇄회로(CC)TV가 잘 설치돼 있고 경비원이 근무하는 아파트에 오히려 문단속이 소홀한 가정이 많아 빈집털이범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빈집털이범은 귀신같이 아파트 빈집을 알아맞힌다”며 “특히 최신식 아파트에 비해 방범 시설이 부족한 오래된 고급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검찰청이 내놓은 ‘범죄분석 2011’에 따르면 2010년에 발생한 침입절도 1만8911건 중 6384건이 열린 베란다나 창문, 문을 통해 침입한 사건이었다. 아파트 빈집털이범은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을 타고 올라가거나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베란다나 창문으로 주로 들어간다. 경찰청 생활안전계 관계자는 “아파트 빈집 절도 예방의 가장 기본은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라며 “아파트 외곽에서 침입하는 빈집털이범은 주변에 들킬 위험이나 체력적 부담으로 잠긴 창문을 깨기보다 열린 곳을 골라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된 침입경로인 가스배관에 철가시형 덮개를 씌우거나 로프를 묶을 수 있는 옥상 구조물을 없애는 것이 아파트 빈집털이 범죄를 예방하는 방법이라고 경찰은 조언했다.

○ 주민 협조와 관심으로 예방해야

닫힌 현관문도 빈집털이범을 막을 순 없다. 빈집털이범은 노루발못뽑이(배척), 십자드라이버 등 공구를 이용해 문과 잠금장치를 뜯고 들어가는 전통적인 ‘제끼기’ 수법부터 고압전류가 나오는 전기충격기로 전자식 잠금장치를 고장 내거나 현관문 주변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입수하는 방법도 사용한다.

침입을 막으려면 아파트 주민 간 협조도 필요하다. 초인종을 눌러 빈집을 확인하는 빈집털이범의 습관을 역이용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빈집털이범은 초인종을 눌러 사람이 있으면 조용히 사라지거나 집을 잘못 찾아온 척하기도 한다”며 “대수롭게 여기지 말고 경비원에게 알려야 다른 집의 피해를 막는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빈집털이#문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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