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오아시스, 옥상에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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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대구점 하늘정원에서 고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현대백화점 대구점 하늘정원에서 고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도심 높은 곳에서 쾌적한 분위기를 느껴 쇼핑하는 기분도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주부 김지현 씨(30·대구 서구 평리동)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을 찾은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그는 “파릇한 잔디밭이 매력적인 하늘정원에 앉아 마시는 커피는 맛이 한결 좋다”며 “미술전시회 같은 행사가 열릴 때면 일부러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백화점 9층 옥상은 공원이다. 600m²(약 180평) 규모에 수십 그루의 나무를 심고 잔디를 깔아 유럽풍 정원 분위기를 풍긴다. 곳곳에 벤치와 파라솔이 있어 편안한 휴식공간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구 시내가 시원스레 들어오는 전망대에는 어린이들이 늘 모여 있다. 백화점은 현재 이곳에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고 있으며 이웃돕기 행사도 열 예정이다. 9, 10월에는 음악축제와 가요제도 개최한다.

옥상공원은 건물의 맨 위층의 행사가 아래층의 고객 유치로 나타나는 이른바 ‘샤워효과’를 낳기도 한다. 정용철 판매기획팀 과장은 “옥상공원은 고객 만족도를 높여 매출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유익한 행사를 자주 열어 고객이나 시민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빌딩 옥상을 휴식공간으로 바꾸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는 부족한 녹지공간을 늘리기 위해 추진했지만 활용이 다양해지면서 이제 휴식 및 문화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성구청 별관 6층 옥상 260m²(약 80평)에는 나무 440여 그루와 쉼터, 분수 등이 조화를 이뤄 잘 꾸며져 있다. 나무 의자와 평상 같은 편의시설도 갖춰 소공원과 다름없다. 구청 직원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찾는다. 구청 행정지원과 이교희 씨(34)는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공간”이라며 “한 번씩 이곳에서 회의를 하면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오르는 것 같다”고 자랑했다.

대구시는 2007년부터 옥상공원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공공기관 17곳과 민간 건물 37곳 옥상을 공원으로 바꿨다. 총면적은 1만7000m²(약 5100평)가 넘는다. 휴식과 여가활용뿐 아니라 채소를 키우는 ‘옥상밭’으로 변신한 곳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옥상공원은 건물 단열효과를 높여 냉난방 에너지를 연간 16%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옥상공원 조성이 효과가 있다고 보고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2014년 개통하는 도시철도 3호선 주변 200곳의 옥상도 정원으로 만들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 20곳을 조성키로 하고 신청을 받고 있다. 옥상 면적이 50m²(약 15평) 이상이면 가능하다. 공사비는 면적과 유형별로 50∼80%까지 지원하고 나머지는 신청자가 부담한다. 강정문 대구시 공원녹지과장은 “옥상공원은 도심 환경을 쾌적하게 바꾸고 에너지도 절약하는 등 실용적 효과가 큰 만큼 적극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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