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입시, 내신-면접으로 바꾸니 강남-양천 등 진학률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5일 03시 00분


외고입시, 내신-면접으로 바꾸니 강남-양천 등 진학률 ‘뚝’
2012학년도 전국 중학교 졸업생 특목고 진학 분석

서울의 강남구와 양천구 등 ‘교육특구’ 출신의 특목고 진학률이 다른 지역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2011학년도부터 외고 입시를 영어내신과 면접만으로 치르도록 하면서 생긴 변화다.

동아일보가 입시정보기관인 ㈜하늘교육과 함께 교육정보공시 사이트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2012학년도 전국 3137개 중학교의 졸업생 진학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역별 외고 국제고 진학 쏠림이 완화됐다. 예를 들어 강남구 졸업생 중 외고와 국제고 진학자는 6.7%로 하늘교육의 2010년 조사(11.6%)보다 낮아졌다. 같은 기간 양천구는 10.9%에서 8.3%로, 송파구는 9.2%에서 8.8%, 서초구는 5.9%에서 3.4%로 줄었다.

서울에서 외고와 국제고 진학률이 가장 높은 10개 중학교를 지역별로 보면 도봉구(3곳)가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강남 강북 광진 마포 용산 등 다른 구에서 골고루 나왔다. 2년 전에는 상위 10개교에 양천구 5곳, 강남·송파구 2곳씩, 서초구 1곳 등 모두 교육특구 학교였다.

전문가들은 외고 입시에서 영어내신으로만 1차 합격자를 뽑도록 변하면서 내신 경쟁이 치열한 강남 및 양천구의 합격률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2010학년도까지는 외고 입시에서 영어듣기평가나 지필고사를 반영해 사교육열이 높은 지역의 학교들이 유리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를 시도별로 보면 군 지역의 학교들이 시 지역 학교보다 합격률이 높은 곳이 많았다.

반면 과학고는 외고 및 국제고에 비해 교육특구 학교의 합격률이 높았다. 서울시내 과학고 진학률이 높은 학교는 국제중 2곳을 제외하면 상위 10곳 중 강남구 학교가 4곳이었다. 과학고 입시에서는 내신 성적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학생은 외고와 국제고, 남학생은 과학고를 선호하는 현상도 다시 확인됐다. 16개 시도에서 외고 국제고를 많이 보낸 상위 5위권 중학교 80곳 가운데 남자중학교는 1곳도 없었다. 여중은 9곳, 공학이 71곳이었다. 반면 과학고는 남중이 23곳, 공학은 53곳인 데 반해 여중은 4곳에 불과했다.

국제중의 합격률이 두드러진 점도 특징. 2012학년도에 졸업생을 처음 배출한 서울의 대원국제중은 53.6%, 영훈국제중은 36.4%가 외고 국제고에 진학했다. 다른 시도에서도 비슷했다. 부산국제중은 61.4%, 경기 청심국제중은 66%의 합격률을 기록했다. 우수 학생들이 모여 내신 경쟁이 치열하지만 다른 학교와 달리 비교내신을 적용받아 내신의 불리함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오래 계속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올해 중학교 1학년부터 내신 절대평가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내신 점수가 90점을 넘으면 숫자에 관계없이 모두 가장 높은 등급(A)을 받는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이사는 “학교알리미 공시자료에 따르면 교육특구에 있는 중학교와 국제중의 내신 평균점수가 90점 이상으로 높다. 특목고 합격 비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좋은 중학교에 가기 위해 전입을 하는 비율도 다시 늘어날 것이다”라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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