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취객 난동” 112 출동해보니… 동료 경찰 3명이 술값 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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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부경찰서 감찰 착수

‘경찰이 술집에서 주인에게 술값 시비를 걸어오면 어디에 신고해야 할까.’

4일 오전 4시경 인천지방경찰청 112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남구 도화동의 유흥주점인데 남자 손님들이 난동을 부리고 있으니 도와 달라”는 여주인 A 씨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손님들이 계속 고함을 지르며 항의하자 A 씨는 2분여 뒤 강력범죄와 같은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찰과 보안업체가 즉시 출동하도록 계산대에 설치된 ‘핫라인 비상벨’도 눌렀다.

112센터는 유흥주점 인근 남부경찰서 관할 주안역지구대와 주안2파출소에 긴급출동 지령을 내렸다. 지구대 순찰차가 오전 4시 5분경 현장에 왔고, 인근 파출소와 보안업체 차량도 이어 도착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보니 시비가 붙은 남자 손님들은 인근 주안지구대에서 근무하는 김모 경사(45) 등 동료 경찰관 3명이었다. 지구대 근무를 끝내고 회식을 한 뒤 2차로 유흥주점으로 자리를 옮겨 여성 접대부를 불러 맥주 40병과 안주 2개를 시켜 먹은 뒤 술값으로 50만 원이 나오자 “너무 비싸다”며 항의한 것.

결국 출동한 경찰관이 중재에 나서자 김 경사 등은 술값으로 45만 원을 낸 뒤 A 씨에게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손님들이 ‘술값이 잘못됐다’며 막무가내로 소란을 피웠고, 업소에 이들을 말릴 수 있는 남성이 없어 무서웠다”고 말했다. 남부경찰서는 김 경사 등 3명에 대한 감찰 조사에 들어갔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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