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소송직후 이맹희 씨 만나 중재 시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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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베이징 찾아가 면담

CJ그룹은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이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 직후 이관훈 CJ㈜ 대표 등 CJ그룹 고위 임원들이 세 차례에 걸쳐 이 전 회장을 면담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날 CJ그룹 관계자는 “소송을 낸 직후 한 차례, 이재현 CJ그룹 회장에 대한 미행사건 발생 이후 두 차례 임원들이 이 전 회장이 머물고 있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이번 소송이 원만히 해결되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CJ그룹 측의 이 같은 주장은 이 전 회장이 소송을 내도록 CJ그룹이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의혹이 더 확산될 경우 그룹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기 진화를 위해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하고 있음을 적극 알리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CJ의 해명이 삼성을 향한 화해 제스처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게 재계의 해석이다.

삼성 측도 “무슨 목적으로 만났는지 우리로서는 알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미행 파문’으로 CJ 측의 공세가 시작된 직후에 비하면 소송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과 반응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기에는 상속재산을 둘러싼 갈등과 폭로전이 자칫 진흙탕 싸움으로 흐를 경우 대기업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여론을 악화시켜 양측 모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다. CJ 내부에서도 타협점을 찾을 타이밍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CJ그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재계의 한 관계자는 “CJ와 삼성을 화해시킬 메신저 역할을 할 적당한 내부 인사가 없는 상황”이라며 “두 그룹이 원만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재계 원로나 정치권 등 외부의 중재가 필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12일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물려준 삼성생명 차명 주식 등 7100억 원대의 상속분 청구 소송을 낸 바 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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