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씨마른 장어 치어… 말라가는 양식 어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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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한마리 값 1년새 1500원 → 7000원 껑충
생산량 반토막 양식 중단 속출… 참치-능성어도 치어확보 난항

장어나 참치 등 인공 부화가 힘든 고급 어종을 키우는 양식장이 새끼고기(치어)를 구하지 못해 양식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만수협은 올해 전국 장어 양식어가 500곳 중 100곳 정도만 장어 새끼인 실뱀장어를 입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는 500어가 중 150어가만 실뱀장어를 입식했다. 실뱀장어는 인공부화가 사실상 불가능해 어획에만 의존하고 있다. 강에서 잡은 실뱀장어를 사다가 양식장에서 사료로 키워 장어집에 내다 파는 것이다. 국내외에서 잡히는 양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실뱀장어 감소에는 기후변화나 환경파괴 등이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때문에 실뱀장어 1마리는 무게 0.12g에 길이 2∼2.5cm에 불과하지만 마리당 가격이 7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나마 국내 어획은 3월부터 이뤄져 해외에서 1t 정도가 수입된 것이다. 실뱀장어 마리당 가격은 2010년과 지난해 1500원 선이었다. 2009년 이전에는 국내에서 실뱀장어가 최고 15t까지 어획되며 마리당 1000원 안팎을 유지했다.

나진호 양만수협 조합장은 “실뱀장어 가격이 폭등한 데다 물량까지 부족해지는 바람에 사실상 입식을 중단하는 어가가 늘어 고사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일부 양식장에서는 마리당 가격이 1000원에 불과한 미국과 동남아산 실뱀장어를 시범적으로 키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뱀장어 입식이 줄면서 장어 생산량도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양식 어가들은 실뱀장어를 6개월에서 1년 정도 키워 시중에 공급한다. 장어 생산량은 지난해와 2010년 1만여 t, 2009년에는 2만 t 정도였다. 생산량이 반 토막 나면서 kg당 3만 원 하던 장어가 6만 원으로 올랐다.

전남 여수시는 지난해 여수시 삼산면 해상에 조성한 참치 가두리 양식장이 참치 치어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 참치 양식장은 삼산면 1.1km 해역에 20ha 규모로 국비 등 14억 원이 투입돼 완공됐다. 참치 치어는 국내에서 새끼 생산(종묘)이 아직 어렵고 일본에서 치어 수입이 어려워 확보가 힘들어졌다. 더욱이 자연 어획을 시도했으나 어황이 좋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어민들은 고급어종으로 불리는 능성어(다금바리) 치어 확보에도 안간힘을 쓰고 있다. 능성어도 인공적으로 새끼를 생산하기 힘든 어종이다. 황형규 국립수산과학원 남서해수산연구소 연구관은 “어민들이 치어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참치나 능성어 치어를 생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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