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토요일부턴 아이들과 뭘 하나?]주5일 수업 전면 시행… 시범운영 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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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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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학생은 토요 특별지도 드럼-스포츠 강좌 등 다양
맞벌이 많은 초등 1∼3학년 아침 7시 ‘돌봄교실’ 운영도

서울 수서초 학생들이 주말학교 난타반에서 북을 치는 모습(위). 이 학교는 이 외에도 가야금 발레 힙합댄스 등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울 서이초 주말학교 요리반 학생들은 샌드위치와 주먹밥 만드는 법을 배웠다. 수서초·서이초 제공
서울 수서초 학생들이 주말학교 난타반에서 북을 치는 모습(위). 이 학교는 이 외에도 가야금 발레 힙합댄스 등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서울 서이초 주말학교 요리반 학생들은 샌드위치와 주먹밥 만드는 법을 배웠다. 수서초·서이초 제공
“학생에게는 학교 공부만 능사가 아니다. 주5일 수업제 도입으로 다양한 스포츠와 체험활동을 통한 인성교육의 기회가 늘어난다.”

부산 동백초 양영주 교감의 말이다. 이 학교는 지난 학기에 주5일 수업제를 전면 시행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정한 시범운영학교는 전국에서 632곳. 대개 △학력 향상 △체험학습 △스포츠 △돌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동백초는 재능 기부 형식으로 토요활동을 하도록 교사와 학부모에게 권유했다. 이에 따라 탁구를 잘하는 교사는 탁구를 가르쳤고, 교감은 ‘야생충·야생화 이름 찾기’ 프로그램을 지도했다. 풍선아트와 만화를 가르치는 학부모도 있었다. 양 교감은 “맞벌이 부부나 나 홀로 학생은 관리가 잘 안 될 수 있는데, 학부모와 교사가 학생들을 학교에 불러 모아 함께 즐겼다”고 말했다.

전남 강진군의 칠량중은 전교생(62명)이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왔다. 심경섭 교장을 비롯한 교직원들이 강사 섭외에 적극 나섰기에 가능했다. 밴드는 광주의 교회 전도사가, 사물놀이는 전남 예술인협회가 도와줬다.

부족한 예산을 마련하려는 노력에도 열심이었다. 대기업 사회공모 사업을 신청하고 전남도교육청이 지정하는 무지개학교에 지원했다. 심 교장은 “농산어촌의 한계를 뛰어넘는 알찬 내용을 가르쳐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서울 경일초는 특기적성 지도에 주력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농구 가야금 색소폰 클라리넷 방송댄스 독서논술 영어 중에서 원하는 것을 배우게 했다. 지역사회의 도움도 받아 성동문화원이 태껸과 전통무예극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영화와 사진 촬영을 맡았다. 최상락 교장은 “맞벌이 가정 비율이 높은 지역이라 1∼3학년의 경우 오전 7시부터 ‘아침 돌봄교실’을 운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범운영학교들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에도 신경을 썼다. 서울 수서초 김희아 교장은 “어떤 활동에 참여하느냐에 따라 학생들의 등교시간이 달라 관리하기가 힘들었다. 올해부터는 모든 학생이 오전 10시까지 학교에 오고, 녹색어머니회와 노인봉사대가 교통지도를 하도록 요청했다”고 했다.

서울 A초 교장은 “토요활동은 학교 힘만으로는 어렵다. 지자체에서 강사비를 지원하고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을 학교에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서울 양진초 관계자는 “주5일 수업제로 인한 학력 저하 현상을 막기 위한 방안도 필요하다. 독서논술, 심화수학, 역사논술 등 교과목과 직접 관련되는 내용을 가르치고, 학습부진학생에게는 담임교사가 특별 과제를 주고 지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강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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