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졸업식, 축제가 되다

  • 동아일보

밀가루 세례- 교복 찢기 사라지고…

지난해 부산 부일외고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마친 뒤 사각모를 하늘로 던지고 있다. 이 학교는 2년째 졸업식을 영화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부일외고 제공
지난해 부산 부일외고 졸업생들이 졸업식을 마친 뒤 사각모를 하늘로 던지고 있다. 이 학교는 2년째 졸업식을 영화제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부일외고 제공
부산지역 각급 학교 졸업식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밀가루와 계란 세례, 교복 찢기 등 폭력적인 모습은 없어진 반면 축제 형식으로 바뀌고 있다. 졸업식에 참석하기 힘든 학부모와 졸업생을 위해 졸업식 모든 과정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는 대학도 생겼다.

8일 졸업식이 열리는 부일외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졸업식 주제를 ‘영화제’로 잡았다. 졸업생들이 중앙현관에 깔려 있는 레드카펫을 밟고 걸어 나오면 졸업식장인 강당 입구 포토라인에서 기다리고 있던 후배 ‘사진 기자’들이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린다. 상을 받는 일부 학생들의 졸업식으로만 기억되지 않도록 시상식은 교실에서 한다. 그 대신 모든 학생이 연단에서 학교장에게 직접 졸업장을 받는다. 졸업장을 받을 때는 졸업식장에 설치한 대형 전광판으로 해당 학생의 이름, 꿈, 남기고 싶은 말, 3년간 고교생활을 담은 손수제작물(UCC)이 상영된다.

졸업식 노래는 그룹 015B의 ‘이제 안녕’을 합창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학사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이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사각모를 하늘 높이 던지는 것으로 졸업식을 마친다. 부일외고 최진관 교감은 “졸업식이 4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행사가 될 것”이라며 “학교가 아닌 학생이 주인공인 축제로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졸업식을 하는 양운중은 졸업식장을 KBS 부산홀로 잡았다. 공연장을 빌려 졸업생들이 연습한 연극, 합창, 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학부모 합창단 공연, 교사들 축하 공연, 2학년 후배들의 동아리 공연이 펼쳐지는 등 학예회 형식으로 진행한다. 같은 날 졸업식이 열리는 경일중 1, 2학년생 오케스트라반 30명은 선배들을 위해 6주 동안 맹연습한 ‘환희의 송가’ ‘위풍당당 행진곡’을 들려주기로 했다. 부산여중도 각종 축사를 줄이고 오카리나 동아리 연주, 체임버오케스트라 공연, 학생들이 제작한 UCC 상영을 졸업식 주요 행사로 대신한다.

부산시교육청은 “교복에 밀가루를 뿌리는 등의 일탈행동이 없도록 예방 차원에서 축제 형식으로 진행하는 졸업식을 장려하고 모범사례로 알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남정보대는 9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장에 오지 못하는 졸업생과 가족들을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www.kit.ac.kr)를 통해 생중계한다. 대학 측은 지난해 모 방송사에서 교육용으로 기증받은 방송중계차와 카메라 7대, 방송 관련 학생을 투입한다. 스마트폰으로도 학위수여식을 시청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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