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버려지는 자투리 천 재활용… 일자리 만들고 환경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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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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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디자인센터 개발한 가방-실내화 등 15가지 상품 시니어클럽 노인들이 생산
“자투리 원단 더 많은 기부를”

패션전문가들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상품개발실에서 자투리 원단을 이용해 아이디어 제품 샘플디자인을 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패션전문가들이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상품개발실에서 자투리 원단을 이용해 아이디어 제품 샘플디자인을 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동구 신천동 대구경북디자인센터 9층 상품개발실. 패션전문가 2명이 재봉틀로 휴대전화와 서류 등을 넣을 수 있는 가방과 실내화 등 섬유원단을 이용해 다양한 상품 샘플을 만들고 있었다. 자투리 천이 아이디어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2010년 10월 이 센터 정용빈 원장(62)은 자투리 천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재활용을 생각했다. 대구 경북지역에서 버려지는 자투리 원단은 연간 8만3000t. 돈으로 치면 30억 원가량이다.

디자이너 11명이 실력을 발휘해 자투리 원단을 15가지 상품으로 만들어냈다. 폐원단이어서 색상은 다양하지 않지만 디자인은 세련된 분위기다. 이 센터에서 개발한 디자인은 대구 수성구 연호동 수성시니어클럽 등 3곳에서 한 달에 6000개가량의 제품으로 생산된다.

지난해 3월부터 수성시니어클럽에서 일하는 유옥순 할머니(79·수성구 수성동)는 “일주일에 3일 하루 3시간 일하니 별로 힘들지 않는 데다 한 달에 20만 원을 벌 수 있다”며 좋아했다. 여기서 14명이 유 씨와 같은 일을 한다. 최은희 팀장(43·여)은 “일을 하면서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하는 노인들도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이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자투리 원단 수거, 디자인, 제품 생산, 판매 기업 등에 일자리가 500개가량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자투리 원단 수급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현재 10여 곳의 기업이 자투리 원단을 기부하고 있지만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경우 원재료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이경남 센터 팀장(39·여)은 “자투리 원단을 기부하면 기부영수증도 발급해주는 만큼 많은 기업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센터 측은 10여 개의 면세점에 납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중순에는 센터 1층에 상점을 마련해 일반 판매를 할 계획이다. 판매 수익금은 구호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정 원장은 “폐원단 재사용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이웃 돕기와 환경 보호를 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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