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易地思之”… 부산시장-경남지사 일일 교환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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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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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남식 시장-김두관 지사, 11일 파격 실험

“이번엔 이웃사촌끼리 가슴 열고 만납니다.”

허남식 부산시장(62)과 김두관 경남도지사(53)가 자리를 바꿔 근무한다. 11일 하루 허 시장이 경남도지사가 되고 김 지사가 부산시장이 되는 셈. 현안을 살펴보고 간부들과 격의 없는 대화도 나눈다. 경남도 천성봉 정책기획관은 5일 “사진만 찍고 헤어지는 전시성 행사가 아니라 진지하게 상대방 처지를 헤아려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두 자치단체장이 교환근무를 통해 해결할 가장 큰 사안은 부산항 신항 행정구역 획정. 이들은 교환근무를 끝내면서 강서구 녹산동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서 부산항 신항 행정구역 획정에 따른 협약서를 교환할 예정이다.

합의 사항은 부산항 신항 북컨테이너터미널 583만 m²(약 163만 평)의 행정구역 경계획정. 부산시와 경남도는 2010년 7월부터 행정구역 경계획정 협의를 여러 차례 가졌으나 견해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전체 면적 가운데 물류 터 11만3000m²(약 3만4000평)의 관할권 문제에 대해 의견이 서로 엇갈렸다.

5개 물류업체가 입주해 있는 이 용지는 경계가 부산시와 경남도로 나뉘어 있어 기업 애로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두 자치단체는 최근 경계선상의 부두 선석과 이 물류용지 일부를 서로 교환하는 선에서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합의내용은 이날 협약서 교환식에서 공개한다.

김 도지사는 11일 오전 8시 50분 평소 자신이 이용하는 관용차를 타고 부산시청에 도착한 뒤 실국장이 참석하는 간부회의를 주재한다. 집무실 자리와 집기 등은 모두 허 시장이 사용하던 그대로다. 간부회의에선 현재 부산과 경남에서 현안이 되고 있는 남강댐 물 부산공급 문제, 거가대교를 경유하는 부산∼거제 광역버스 노선 조정, 부산∼김해 경전철 최소운영수입보장(MRG), 거가대교 재정 건전화 방안 등에 대해 부산시 설명을 듣는다.

이어 기자실을 찾아 교환근무 배경을 설명한 뒤 롯데호텔부산에서 부산지역 상공인 대표 10여 명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오후에는 부산시청 회의실에서 시민단체 대표 10여 명과 의견을 나눈다. 이어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에 있는 부산테크노파크도 방문해 현장상황을 점검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한다.

허 시장은 같은 날 경남도청 회의실에서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어 도의회, 프레스센터를 방문한 뒤 경남지역 상공인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한다. 오후에는 시민단체 간담회, 경남테크노파크 방문이 계획돼 있다.

오후 4시부터 김 도지사와 허 시장은 협약서 교환에 이어 공동 기자회견을 가진 뒤 진해 두동의 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일정은 두 시도 간부가 모두 참석하는 만찬 간담회로 마무리된다. 정경진 부산시 정책기획실장은 “뿌리가 같은 부산과 경남은 그동안 갈등을 빚거나 충돌하는 사업이 많았다”며 “이번에 마련한 교환근무가 서로를 이해하고 상생 협력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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