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A]잠금해제2020/마약성분 다이어트약의 검은 늪

  • 채널A
  • 입력 2012년 1월 5일 22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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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새해 목표로
다이어트, 즉 살빼기를 잡은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약으로 살빼려는 분들은
단단이 주의하셔야 겠습니다.

병원이
마약 같은 살빼기 약 처방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박소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채널A 영상] 잠금해제2020 / 마약성분 다이어트약의 검은 늪

지난해 1월, 길을 걷던 김 모 씨는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갑자기 도로로 뛰어들고 싶다는 자살 충동이 들었습니다.

“속은 거북하고 죽고 싶다는 느낌...뭔가 이상하고 그냥 죽고 싶다 라는 느낌이 들고 숨쉬기도 조금 힘들어지고..."

불안감과 짜증이 밀려오면서 5살 된 딸아이에게 손찌검까지 하게 됐습니다.

“뚝하면 때리고…그때는 그 순간에는 잘못됐다는 느낌을 못 받았어요. 그러니까 아침부터 일어나면 애를 때리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애도 코피가 난 상태에서 어린이집에 가고."

김 씨의 이 같은 증상은 2009년 병원에서 처방 받은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면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약을 끊고 싶었지만 살이 찔 거라는 불안감에 다시 약을 찾았습니다.

약을 먹다 중단하기를 반복한지 3년.

극도의 피로감에 하루 종일 멍한 상태여서 회사에서도 실수가 잦았고 상사와 갈등이 생겼습니다.

"약이 너무 세니까 회사에서는 무슨 뽕 맞았냐고....자기네들은 장난이겠지만....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표정이...눈이 이상했나봐요...중심을 못 보고..."

병원은 김 씨가 마약류 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지원/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향정신성(마약류) 약물은 말 그대로 많이 장복을 하시면 하실수록 신체적.심리적 의존성을 가져오기 때문에 장복하실 경우에는 쉽게 우울이나 불안, 불면 같은 정신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습니다. "

마약류 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고도비만 환자에게만 4주, 길어도 3개월 이내 쓰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다량 복용하면 불안감과 의식불명, 환각상태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지난 2009년에는 장기간 복용해온 30대 여성이 폐동맥 고혈압으로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의사가 병력을 묻지도, 마약류 약의 부작용을 설명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실제 해당 병원을 찾아가보니, 의사는 비만 여부를 확인하기는 커녕 키와 몸무게조차 묻지 않습니다.

"살을 좀 빼려고 하는데...이 약 먹어도 괜찮아요"
"네. 괜찮아요."
"부작용은 없어요?"
"없어. 하루에 한 번씩만 먹으면 돼."

다른 병원들도 별다른 진료 없이 마약류 약을 처방해주긴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50%가 넘는데...거의 아가씨들은 다 하는데...
(거의 대부분 이런 거 다 먹어요?)
그렇죠."

심지어 진료를 받지 않아도 처방해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럼 제가 전화해서 처방전을 그럼 저희 엄마가 와가지고...)
"네. 증세를 자세히 얘기하시고..."

문제는 병원들이 이처럼 마약류 처방을 남용해도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입니다.

식약청은 권고 사항은 말 그대로 권고일 뿐, 의사의 처방권에 관여할 수 없다는 겁니다.

김효정/식약청 마약관리과 사무관
"허가사항은 약물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범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그와 더불어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개별적으로 의사의 판단 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

일부 몰지각한 의사들이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는커녕
위협하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박소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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