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월 100만원 일자리가 어디야”… 교통단속원 채용 11대1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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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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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구직자 대거 몰려
최장 5년까지 근무 가능

서울시 교통단속원 채용 면접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시인
재개발원 면접장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서울시 교통단속원 채용 면접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시인 재개발원 면접장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하루 8시간 야외에서 일하며 월급 100만 원에 1년 계약직. 선호할 만한 일자리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자리는 11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100명을 뽑는 교통단속원 선발 면접이 4일 서초구 서초동 서울시인재개발원에서 치러졌다. 교통단속원은 격일제로 근무하지만 하루 8시간 거리를 돌며 주정차 위반 차량을 단속하거나 심야 시간대 승차거부 등 택시의 불법행위를 잡아내야 하는 힘든 직업이다. 올해부터는 과태료를 체납한 차량의 번호판을 영치하는 업무도 추가된다. 모두 현장에서 단속 대상자들과 힘겨운 씨름을 벌여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계약을 연장해 최대 5년까지 일할 수 있고 나이나 학력 제한이 없다는 점 때문에 장년층 지원자들이 몰리고 있다.

실제 이번 채용에 응시한 1109명의 지원자 중 절반(50%)인 555명이 60대다. 50대도 427명(38.5%)이나 된다. 70대 이상도 4명이 지원했다. 반면에 20대는 9명, 30대는 33명만 지원했다.

2년 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안모 씨(62)는 “단속업무가 쉽진 않겠지만 성실하게만 하면 5년간 고용이 보장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나이 때문에 받아주는 곳도 드물고 일자리를 구해도 1년 근무하기도 어려운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라 이번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합격을 위한 지원자들의 노력도 필사적이었다.

4일 면접장소로 오다 지하철역에서 미끄러져 팔을 크게 다친 정모 씨(61·여)는 두르고 있던 목도리로 아픈 팔을 고정한 채 “면접을 본 다음에 병원에 가겠다”고 버텼다. “꼭 뽑아달라”며 면접위원들에게 연신 허리를 숙이는 지원자가 많았다.

시 관계자는 “장년층 지원자가 몰리는 것은 그만큼 고령자 취업이 어렵다는 뜻”이라며 “예산과 정원을 고려해 최대한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no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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