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급 6명중 5명에 “나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오세훈 색깔빼기’ 물갈이 나서… “입맛 맞는 사람만 쓰나” 비판도

서울시에 본격적인 인사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의 색깔을 털어내고 완전히 새로운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주요 간부들부터 정리를 시작한 것이다.

서울시는 1급 6명 가운데 장정우 도시교통본부장을 뺀 5명으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기로 했다. 김상범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21일 “최항도 기획조정실장, 정순구 서울시의회 사무처장, 신면호 경제진흥본부장, 김효수 주택본부장, 이인근 도시안전본부장에게 19일 용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취임 후 첫 실·국장급 고위직 정기인사를 29일 단행키로 예고한 바 있다. 그동안 시 내부에서는 별정직을 제외한 1급 6명 중 2, 3명이 물갈이될 것으로 점쳐 왔지만 예상보다 인사 폭이 커진 것이다.

퇴진 통보를 받은 최 실장과 정 사무처장은 행시 25회, 신 본부장은 행시 28회, 김 본부장과 이 본부장은 기술고시 14회 출신이다. 이번 일괄 사표 수리 방침에 따라 행시 25∼28회 2, 3급 국장들이 대거 1급으로 승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일괄 교체는 당연하다”고 했지만 다른 시 관계자는 “겉으로는 모두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하고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민주당 출신 정무라인에 지나치게 휘둘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시 관계자는 “과거 민주당 출신 고건 전 시장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으로 바뀌었을 때를 포함해 이렇게 심하게 조직을 흔든 적은 없었다”며 “직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는 늦어도 내년 2월 초까지는 하위직 인사까지 마무리할 방침이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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