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종 교수 “석 선장과 휴가때 낚시하기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5일 03시 00분


■ 회복 도운 사람들


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58)이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기까지에는 의료진 등 많은 사람의 노력이 있었다. 특히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장 이국종 교수(42)의 공이 컸다. 이 교수는 ‘아덴 만 여명 작전’ 직후 김지영 간호사 등과 함께 석 선장이 입원 중인 오만 살랄라 술탄 카부스병원으로 향했다. 현지에서 응급수술을 도운 뒤 한국에 돌아와서는 줄곧 병원에 머물며 총상 치료에 주력했다.

석 선장이 퇴원한 4일 이 교수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치료하던 환자가 건강을 회복해 병원을 나설 때 의사로서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선장님처럼 유명인을 치료할 때는 너무 서둔다거나 과잉치료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른 환자에게처럼 똑같이 하려고 신경 썼다”고 말했다. 그는 “석 선장은 진정한 뱃사람이고 바다 사나이”라며 “휴가 때 석 선장이 일할 진해 해군기지 근처에서 함께 낚시를 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한경진 교수(49)는 올 3월부터 20여 명의 의료진을 이끌고 정형외과 치료를 맡았다. 한 교수는 “워낙 상태가 심각해 좀처럼 안심할 수 없었다”며 “석 선장의 정신력과 체력이 워낙 뛰어나 이렇게 빨리 나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환자를 잘 만난 의사인 셈”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9월부터는 윤승현 재활의학과 교수(41)와 함께 본격적인 재활치료가 시작됐다. 신경과 근육을 풀어주는 전기자극 치료, 물 속에서 굳은 뼈를 부드럽게 하는 수(水)치료, 도구를 이용해 손과 팔 기능을 향상시키는 작업치료가 집중적으로 실시됐다.

또 일반 병실에서 생활하는 8개월 동안 석 석장의 상태를 보살핀 오은경 간호사(40)는 “막상 이렇게 퇴원하시니 무척 서운하다”면서 “간호사들에게 늘 존칭을 쓰며 친절하게 대해준 선장님을 잊지 못할 것”이라며 웃었다. 오만 현지에서부터 퇴원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석 선장의 병상을 지킨 부인 최진희 씨(58)도 빼놓을 수 없다. 석 선장은 이날 최 씨에게 “사랑합니다”는 말과 함께 포옹을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원=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