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추억의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가 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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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통한 다리 경관 화려…강물도 맑아져 산책로 각광
내년엔 하천생태공원 조성

19일 오후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에서 시민들이 금호강 경치를 즐기며 산책을 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19일 오후 동촌유원지 해맞이다리에서 시민들이 금호강 경치를 즐기며 산책을 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동촌유원지의 추억과 낭만이 떠오르곤 하죠.” 조진철 씨(54·대구 동구 동촌동)는 요즘 퇴근길에 아양교를 건널 때면 동촌유원지 쪽을 바라본다. 조 씨는 “얼마 전까지 어둡고 삭막했던 강변이 환하게 밝아져 훨씬 보기에 낫다”고 말했다.

금호강을 가로지르는 해맞이 다리는 케이블이 들어올리는 사장교(斜張橋)다. 폭 6m, 길이 222m인 이 다리는 최근 개통해 동촌유원지의 명물이 되고 있다. 800여 m 떨어진 아양교에서도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을 만큼 크다. 야간에는 화려한 경관 조명이 주변을 밝힌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500개가 케이블과 다리를 비춘다. 주탑에는 색깔 조명 12개가 바뀌면서 색다른 모습을 연출한다.

걷거나 자전거로 건널 경우 추락방지 안전장치도 투명유리로 만들어 금호강 경치를 즐기며 오갈 수 있다. 폭도 자전거 2대가 나란히 달릴 만큼 넓어 상쾌한 느낌을 준다. 날마다 산책을 한다는 김보경 씨(47·여)는 “수년 전만 해도 동촌유원지는 금호강 오염 때문에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며 “지금은 새 다리를 비롯해 곳곳에 아름다운 구조물이 생기고 카누 선수들이 연습할 만큼 깨끗해져 쾌적한 분위기가 난다”고 말했다.

다리 남쪽으로 100m가량 가면 계절별 꽃을 즐길 수 있는 해맞이 동산(3만1000여 m²·9000여 평)이 있는데 데이트 코스로 많이 찾는다. 여기서 동쪽으로 600여 m 걸어가면 높이 16m, 폭 35m의 아양폭포를 만난다. 조선시대 대구 10경(景) 중 첫 번째인 금호강 뱃놀이터가 있던 유서 깊은 곳이다. 유원지 환경이 쾌적하게 바뀌면서 평일에도 이곳에서 소풍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이 부쩍 늘었다.

대구 동구는 동촌유원지의 옛 명성을 찾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맞이 다리와 연결하는 하천생태공원은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1만7000여 m²(5000여 평) 규모의 공원에는 꽃길과 자전거도로, 산책로가 생긴다. 입구에 높이 23m의 음악분수도 만든다. 아양철교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올해 민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팔공산과 금호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와 카페도 생긴다. 현재 사업자 제안서 모집공고를 냈다. 이재만 동구청장은 “남은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면 동촌유원지가 자연과 함께 숨쉬며 추억을 남기는 공간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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