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차 시위버스, 부산시민 1000명이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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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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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59명 연행 8일 오후 11시경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 입구에서 경찰이 제5차 시위버스 행사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날 경찰은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쪽으로 행진을 시도하던 참가자 59명을 연행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경찰, 59명 연행 8일 오후 11시경 부산 중구 남포동 광복로 입구에서 경찰이 제5차 시위버스 행사 참가자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있다. 이날 경찰은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쪽으로 행진을 시도하던 참가자 59명을 연행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대규모 충돌이 우려됐던 ‘부산행 5차 버스 시위’가 부산 시민의 대응에 막혀 마찰 없이 끝났다. 시위 버스 주최 측은 영도조선소에서 9개월 넘게 크레인 시위 중인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응원하기 위해 8일 오후 6시부터 9일 오전 10시 50분까지 버스 시위를 기획했지만 경찰의 물대포와 시민 1000명의 봉쇄에 막혀 밤샘 문화제 형태로 대체됐다.

시위 참가 인원도 2500여 명(경찰 추산·주최측 추산 4000명)으로 2∼4차 시위 때보다 크게 줄었다. 이는 버스 시위에 대한 부산 민심이 극도로 싸늘한 데다 아시아 최대 영화축제인 부산국제영화제(BIFF)까지 겹쳐 관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불법 시위에 대한 경찰의 단호한 대응도 한몫했다.

부산 시민은 이날 어느 때보다 강하게 반발했다.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사태 외부세력 개입 반대 부산범시민연합(시민연합)’은 지난달 30일 ‘역(逆)희망버스’를 꾸려 서울에서 희망버스 저지 기원제를 열었다. 부산 상공인과 영도구 주민대표들의 반대 성명서도 연일 계속됐다. 부산 2000여 개 사찰 연합체인 부산불교연합회까지 나서 5차 시위 개최 자제를 요청할 정도였다.

5차 시위를 부산국제영화제 기간(10월 6∼14일)에 잡았다는 점도 시위대의 발목을 잡았다. 8, 9일은 영화제 시작 첫 주말이라 많은 인파가 모였다. BIFF 기간에 행사 및 질서담당 전·의경이 필요하지만 시위에 따른 경찰력 분산으로 이어질 게 뻔했다. 부산시와 시의회는 급기야 지난달 26일 “부산이 축제 분위기로 들뜨는 BIFF 기간에 거리집회를 하면 차량 정체와 세계 영화인과 관람객 불편, 도시 이미지 실추로 이어진다”며 5차 버스 중단 공동호소문도 발표했다.

경찰도 8일 오후 6시로 예정된 부산역 집회에 대해 “시민연합 측이 1시간 앞서 신고한 집회가 있고 1∼3차 행사 때도 평화집회 개최 약속과 달리 불법행위를 해왔다”며 집회를 불허했다. 8일 밤 시위 참가자들이 부산역, 중앙로, 광복로 도로 일대를 점거하며 조선소 진입을 시도하려 하자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강력 대처했다. 부산경찰청은 “현행법상 금지된 야간 차로 행진 시위를 했고 일부 시위대는 폭력을 행사했다”며 “59명을 연행해 불법행위 주동자 등에게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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