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직선제 폐지 바람]“구조조정 대상 국립대, 직선제 폐지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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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부, 개혁 중점추진 5곳 발표… 유사학과 통폐합 등 촉구
‘직선제 고수’ 부산교대 포함

대학 구조조정의 ‘메스’가 국립대로 확대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강원대 충북대 강릉원주대 군산대 부산교대 등 5개 대학을 ‘구조개혁 중점추진 국립대’로 23일 선정했다. 이달 초 재정지원 제한 대상 사립대 43곳을 발표한 데 이어 국립대까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교과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38개 국립대의 운영 실태를 평가해 하위 15%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았다. 재학생 1만 명 이상인 12개 대학 중에서 강원대 충북대가, 1만 명 미만인 15개 대학 중에서 강릉원주대 군산대가, 11개 교원양성대학 중에서 부산교대가 각각 선정됐다.

이들 대학은 내년 1월 말까지 자체 구조개혁안을 교과부에 제출해야 한다. 구조개혁안에는 총장 직선제 개선 등 지배구조 개선안과 유사학과 통폐합, 학과 개편, 대학 간 통폐합 방안 등을 담아야 한다.

교과부가 개혁안을 확정하면 대학은 분기별로 이행상황을 점검받아야 한다. 교과부는 대학 관계자와 기업경영인사, 유명 컨설팅업체 전문가로 ‘국립대 구조개혁 컨설팅팀’을 만들어 이행 실적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행 실적이 미흡한 대학은 입학정원 감축, 교수정원 추가 배정 제외, 예산 삭감 등의 불이익을 준다.

교과부는 또 이들 대학의 사무과장 및 총무과장 직위를 개방형 직위로 지정해 다음 달부터 민간 인사를 영입하도록 했다. 이 직위가 주로 교과부 출신 공무원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추진력이 부족하고 불합리한 행정이 묵인된다는 지적 때문이다.

당초 교과부는 초등교사 수요에 비해 교대 졸업생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교대 10곳과 한국교원대 등 11개 교원양성대학 중에서 2곳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8개 교대와 한국교원대가 22일 총장 직선제를 폐지하고 학생 정원을 줄이는 등 자체 구조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1곳만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국립대와 교대 교수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국공립대교수연합회는 이날 오전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자율성을 침해하는 정부의 일방적 구조조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총장 직선제 개선에 대해 “법률이 보장하는 총장 직선제 대학에 벌칙을 가하는 것은 위헌적인 발상”이라고 항의했다.

한편 교과부는 이날 ‘경영부실 사립대’를 최종 선정하기 위한 실태조사 대상 대학 12곳을 발표했다. 실사 대상은 이달 초 발표한 17개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에서 선정됐다. 2010년 경영부실 대학으로 분류된 건동대 명신대 벽성대 부산예술대 4곳과 최근 특별감사에서 중대비리가 밝혀져 추가 실사할 필요가 없는 성화대는 뺐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구조조정 대상 국립대

강원대 충북대 강릉원주대 군산대 부산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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