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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부인사망 사고사 입증 못하고 ‘수상한 행적’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1-09-16 01:09
2011년 9월 16일 01시 09분
입력
2011-09-15 18:17
2011년 9월 1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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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5일 '의사부인 사망사건'의 피고인 백모(31·의사) 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백 씨가 부인을 살해했다고 본 이유는 여러 정황과 증거가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라는 백 씨의 주장과 어긋났기 때문이다.
백 씨 측은 외국 법의학자까지 법정에 세우며 아내 박모(29) 씨의 사인이 '목눌림에 의한 질식사'가 아니라는 점을 보이려고 애썼지만 이상자세에 의한 질식사임을 적극적으로 입증하는 데는 실패했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박 씨의 목 부위의 피부가 까진 흔적과 목 근육 내부 출혈을 백씨가 아내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백 씨 측은 "액사라면 목에 눌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야 하고 근육 내부 출혈은 사후에 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사후 시반성 출혈'"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표면이 매끈한 욕조에서 이상자세 때문에 숨졌다면 피부 까짐이 생기기 어렵고 중력의 아래 방향에서 발생하는 사후 시반성 출혈의 특성상 근육 내부의 출혈은 외력에 의한 것"이라고 봤다.
증인으로 나선 외국 법의학자의 진술도 사고사를 입증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마이클 스벤 폴라넨 캐나다 토론토대 법의학센터장은 내부 출혈이 사후에 생긴 시반성 출혈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술했지만 액사의 가능성도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오히려 법정에서 선명한 부검사진을 보고는 견해를 일부 바꾸기도 해 그의 증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국내 법의학자들의 부검 소견을 뒤집지는 못했다.
사건 직후 백 씨가 보인 '수상한 행적' 역시 재판부의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백 씨는 아내가 사망한 당일 오전 전문의 시험 준비를 한다며 평소보다 2시간가량 일찍 도서관에 갔고 장모에게 평소 안하던 안부전화를 하는가 하면 낮 동안 수십차례 걸려온 전화는 받지 않았다.
아내가 숨진 이후 경찰에 알리지 않고 여러 차례 집에 드나들었고 아내의 빈소에서 판타지 소설을 읽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이것을 '만삭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숨진 사실을 안 사람의 반응'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백 씨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을 선고하면서 "범행을 뉘우치거나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유족과 갈등을 빚어 아직도 피해자와 태아의 장례 절차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내 박 씨의 아버지는 판결 직후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 가족회의를 거쳐 장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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