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게 돼 기쁩니다.” 19일 경남대 2010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만점(4.5점)에 가까운 평균 학점 4.439점으로 조기 졸업하는 인문학부 역사학전공 이영옥 씨(56·여)는 “젊은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2008년 3월 입학해 7학기 만에 졸업하는 이 씨의 성적은 학부 졸업생 372명 중 가장 우수하다. 재학 기간 수강한 과목 중 45개는 A+, 6개는 A를 받았다.
이 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마쳤다. 배움에 목말라했던 그는 결혼 이후 청과유통업에 종사하다 오십 줄에 접어들어 다시 학업을 시작했다. 청과유통업을 하는 남편의 격려가 큰 힘이 됐다. 2006년 중학교 고교 과정 검정고시를 잇달아 통과한 이 씨는 2007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고 꿈에 그리던 캠퍼스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늦은 나이에 공부하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다”며 “영어 한 문장을 외우기 위해 300번 가까이 쓴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씨는 “자식 같은 학생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매일 오전 7시 등교해 저녁 무렵 하교할 때까지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으로 학기마다 장학금도 탔다. 이 씨의 딸 이슬기 씨(22)는 같은 학과 1년 후배다.
이 씨는 다음 달 경남대 대학원 역사학과에 입학해 학업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도 하고 있다. 형편이 허락하면 박사과정을 마치고 봉사활동을 하면서 후학 양성에도 나설 생각이다. 그는 “나이가 들어 공부하려면 어려움도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망설임 없이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