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의 히딩크 되겠다”던 크로퍼드 기상선진화추진단장 취임 2주년 성적표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일반 예보 93점… 2008년 정확도 88%에서 높아져
호우 특보 74점… 대설 특보는 90%서 81%로 하락

케네스 크로퍼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68·미국 오클라호마대 석좌교수·휴직·사진)이 취임 2년을 맞아 18일 기상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국가 기상예보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2009년 8월 임용된 크로퍼드 단장은 취임 당시 “기상계의 거스 히딩크(2002년 월드컵 대표팀 감독)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연봉도 대통령 연봉(1억6867만 원)의 갑절가량인 3억2500만 원을 받아 왔다. 크로퍼드 단장이 2년간 국내 기상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 ‘크로퍼드 효과’ 있었나

크로퍼드 단장이 기상청에 입성한 2009년 이후 기상청의 예보능력은 일정 부분 향상됐다. 동아일보가 예보와 실제 날씨의 일치 여부를 분석한 결과 2008년 88.3%이던 기상청 예보 정확도는 크로퍼드 단장이 임용된 2009년 91.9%로 높아졌다. 예보 정확도는 2010년 89%로 주춤했지만 2011년 현재 93.1%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폭설 폭우 태풍 등 재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극한기후 시 발표되는 특보의 정확도는 편차가 컸다. 2008년 66.2%에 그쳤던 호우특보 정확도는 2011년 현재 74%까지 높아졌다. 반면 대설특보 정확도는 2008년 90.9%에서 2011년 81.8%로 떨어졌다.

크로퍼드 단장의 주요 업적은 ‘기상레이더망 통합’이다. 과거 기상청 11대, 국토해양부 7대, 국방부 9대 등 기상레이더가 부처별로 각각 운영돼 기상관측의 사각지대가 존재했는데 각 부처를 설득해 지난해 6월 하나의 레이더망을 구축한 것이다.

반면 취임 이후에도 중요한 순간에 예보가 많이 어긋나 ‘크로퍼드 효과는 없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난달 26일 오후 기상청은 “시간당 30∼50mm의 강한 비와 15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지만 27일 서울에만 301.5mm의 비가 내렸다. 지난해 추석 연휴인 9월 21일엔 기상청이 예보한 강수량(20∼60mm)을 훨씬 웃도는 250mm의 폭우가 쏟아졌다. 크로퍼드 효과를 단기적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상 12km 간격으로 이뤄지던 예보를 1.5km 간격으로 예보하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라며 “장기적으로 예보 정확도가 높아지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 “예보와 홍수·재해 관리 동시에 해야”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폭우예보 개선 방안과 관련해 “기상청은 예보를 맡고 비가 땅에 떨어진 뒤는 국토해양부가 담당하는데 미국은 두 기관이 함께 대응한다”며 “국토부와 기상청을 연계한 국가수문기상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폭우 때) 기상청 예보관이 아는 정보와 방재기관이 알아야 할 정보 간에 연결이 안 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기상청과 방재기관의 고리 역할을 하는 과학현업담당관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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