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최근 서남해안 뒤덮은 거대 녹조류 中 김 양식장서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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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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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용 전남대교수팀-해양硏
“中서 발생 한달만에 밀려와”

흑산도로 밀려오는 녹조류 올 6월 13일경 중국 칭다오 남해상에서 관측된 녹조류(녹색)가 7월 19일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인근 및 동중국해까지 밀려온 인공위성 사진. 이 사진은 천리안 해양관측위성이 관측한 영상이다. 전남대 제공
흑산도로 밀려오는 녹조류 올 6월 13일경 중국 칭다오 남해상에서 관측된 녹조류(녹색)가 7월 19일경 전남 신안군 흑산도 인근 및 동중국해까지 밀려온 인공위성 사진. 이 사진은 천리안 해양관측위성이 관측한 영상이다. 전남대 제공
“한국 서남해안에 유입된 대규모 녹조류는 중국 탓(?).”

지난달 중순 전남 신안군 흑산도 해역까지 밀려든 대규모 녹조류 현상이 중국 양식업자들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흑산도 해역에 밀려온 녹조류는 규모가 2만5000km²로 남한 면적의 4분의 1에 달했다.

김광용 전남대 자연과학대 해양환경전공 교수 연구팀은 “한국 서남해안에 대량 유입된 녹조류(가시파래)는 중국 김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떼어내 버린 것이 흘러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14일 밝혔다. 김 교수팀과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위성센터는 6월 중순 중국 칭다오(靑島) 해역에서 녹조류가 대량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한국 서남해안에 녹조류가 대량 유입된 것은 2008년 7월 말경(제주도 첫 확인), 2009년 6월 말경(흑산도 〃), 올 7월 중순경(흑산도 〃) 등이었다. 그 이전에는 녹조류 대량 발생 사례가 한 차례도 없었다.

해양학계에서는 국내 바다에 유입된 녹조류는 중국 김 양식 어민들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김 양식장에 붙은 가시파래 등 녹조류를 떼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김 양식장에서 버린 가시파래 등이 해류와 바람 영향에 따라 우리 해안으로 이동했다는 것.

녹조류가 이동하면서 더 증식한 것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중국 칭다오 해역에서는 2000년부터 대규모 김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세균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1구 어촌계장(54)은 “올해 처음으로 가거도에 녹조류가 대량으로 밀려와 두 달 동안 조업이나 선박 운항에 큰 피해를 줬다”며 “지속적으로 녹조류가 대량 유입될 경우 피해가 커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녹조류는 적조와 마찬가지로 바닷속 산소 고갈, 빛 차단, 먹이사슬 붕괴, 생태계 파괴 등 각종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교수팀은 현재 녹조류를 먹고 사는 생물을 이용해 녹조를 제거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녹조 발생 예방 방법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김 교수는 “녹조는 적조와 달리 황토 등으로 제거가 힘들어 직접 수거할 수밖에 없고 인력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중국 정부 차원에서 양식장의 엄격한 관리를 통해 녹조가 더는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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